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창호나 금속 부분을 뺀 거의 모든 부분을
셀프인테리어로 해서 아직도 손보고 있어요.”
연남동 기찻길 옆에 카페랑 펍을 운영 중인 김제인님을 만났다. 아직도 손볼 곳이 많다고 하셨지만, 이미 충분히 제인님의 가게의 분위기와 컨셉이 잘 들어나 보였다.
직접 공간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작은소품 부터 전체적인 인테리어까지 이야기가 들어 있는 곳이라 쌀쌀한 날씨에도 따뜻함이 있는 공간이었다.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지었어요.
이 집을 어렵게 샀을 때는 ‘연트럴파크’라고 불리는 경의선 숲길이 공사 중이었어요. 예전엔 황량한 느낌의 동네였는지 지금은 북적북적한 동네에요.
이 집을 봤을 때 공원 바로 옆 코너 집이라 채광도 좋고 간단하게 고쳐도 상업공간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오래된 집이라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어서 예전부터 있었던 1층에 작은 상가 부분만 남기고 철거하고 다시 짓게 되었어요.
5층에 있는 다락방
맨 꼭대기 층에 있는 다락방은 구조에 있어서 선택이 별로 없었어요. 건축 면적에서 보너스처럼 가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그만큼 법적으로 제약이 있어서 사선으로 된 벽과 천장들이 법으로 정해진 대로 설계가 들어간 거죠
실평수 7평인 내 방
다락방 벽 마감 작업 중인 모습입니다. 흔히 석고보드나 페인트 벽지 등을 하는데 저는 카페에서 많이 하는 외부 노출마감을 했어요. 그냥 콘크리트 벽에 친환경 수성 코팅제만 발라주는 거죠.
일단 비용적인 부분이나 직접 할 수 있는 작업이라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요. 건물 자체 단열이 잘되어서 생각만큼 춥지도 않아요. 저의 취향이 잘 드러난 느낌의 벽이고, 가구나 페브릭이랑 매치했을 때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만족합니다.
저는 사방에서 종일 다른 빛이 들어 왔으면 했어요. 시간마다 빛의 느낌이 다르거든요. 환기도 잘되고 답답함 없이 사방으로 창이 다 있어요.
커튼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지만, 위아래로 열리는 미국식 창으로 시공했고, 한쪽 구석에는 옷과 구두 여러 가지들이 모여있어요. 천천히 수납정리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제대로 된 화장대는 아니지만, 천천히 꾸미고 있는 화장대 겸 콘솔?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소품과 가구들이 우드 창 그리고 벽과 잘 어울려지는 것 같아요.
천장은 흰색 천으로 가려주었어요. 뭔가 더 포근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에 어울리는 패브릭 천장 조명도 달았어요.
방을 들어오는 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이에요. 정말 작은 다락방이죠? ^^
침대 앞에는 가로로 긴 창을 만들었는데요, 유럽에 가면 밖으로 밀 수 있는 창들이 많은데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창 밑에는 이렇게 쭉 책을 쌓아두고 있네요.
외국의 어느 호텔처럼 여러 개의 빈티지스러운 쿠션을 올려놓았어요. 의도치 않게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색상이네요.
침대 머리맡에는 나뭇잎 액자와 자바라 벽 스탠드를 설치해서 자기 전에 여기에만 불을 켜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놓았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새것처럼 안보이죠? ^^ 워낙 빈티지스러운 것을 좋아해서 새 제품도 나이가 있어 보이는 물건들로만 골라요.
이곳도 정리가 아직 덜 되었네요. 완벽히 책상의 기능을 하기보다는 이쁜 선반의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옆에는 화이트 캐비닛은 오래되었지만 질리지 않아요.
저희 집을 계속 구경하다 보면, 식물과 식물 그림의 액자를 종종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우측에 차가울 수 있는 철제 계단 기둥을 갈대 발로 감싸두었어요.
아래 층의 거실을 구경하러 갈까요? 좁은 공간에 유용한 달팽이 계단입니다.
작은 유럽 같은 리빙룸
사진 왼쪽에 보이는 달팽이 계단으로 내려오면 저희 건물의 거실이 나와요. 5층은 제 다락방. 4층은 거실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다락방과 마찬가지로 친환경 수성 코팅제로 벽을 마감하고, 준공일이 급해서 급하게 소개받은 분들이 했지만, 마감이 엉망이라 저와 남동생 둘이서 직접 마감을 하기도 했지요.
세로로 긴 우드 창에는 우드 블라인드를 설치했어요. 창가에 있는 2단 선반에는 신발들을 올려놓고, 계단 뒤의 틈새 공간에 수납장이 딱 사이즈가 맞아 넣었어요.
바구니 형식의 철제 벽 수납장은 콘크리트 벽과 참 잘 어울리는 소재인 것 같아요.
공중에 있는 공간은 행잉 줄기 화분으로 채우고, 거친 벽에는 산 이미지를 닮은 그림들 ‘리리림’에서 나오는 그림과 ‘리에케랜드’라는 네덜란드 일러스트레이터의 따뜻한 그림으로 걸어 두었습니다.
거실도 창이 많아요. 각 면의 창마다 여러 종류의 가리개를 사용했는데, 두 개의 큰 창이 있는 면에는 깊은 푸른색의 얇은 천을 길게 사용했어요.
사방의 벽들이 외부에 뚫려 있거나 문들이 있어서 1인 소파를 창과 창 사이에 두었고, 역시 화분과 책을 곁에 두었어요.
예전에 가게에서 사용했던 소파라 많이 낡았지만, 그 멋스러움이 전 좋아요.
공간의 특성상 가운데 원탁 식탁을 두고, 1인 소파 외에 언제든지 피고 접을 수 있는 효율적인 캠핑 의자를 두었어요.
직접 작업 하는 모습이네요. 목공 작업도 직접해서 우드 벽 마감을 마칠 수 있었답니다.
벽과 다른 톤으로 두 문이 있어요. 왼쪽은 창고 방이고요, 오른쪽은 화장실 문이에요.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미닫이 형식으로 만들었어요.
문과 문 사이의 좁은 벽 사이에는 가구로도 쓸 수 있으면서 캠핑할 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캠핑용 보관함이에요.
붉은색 수납장은 이번에 이사 오면서 유일하게 구입한 가구네요. 수납장 위에는 화장대 겸으로 쓰고 있어요.
그 옆으로는 스페인의 아파트 테라스처럼 작은 테라스가 있어요. 시스루의 느낌의 흰 천으로 커튼을 달았는데, 천이 얇아 밖의 모습도 살짝살짝 보이고 가벼워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예뻐요.
테라스와 내려가는 계단 사이의 작은 공간에는 기존에 쓰던 가구가 쏙 들어가서 엄청 좋아했었어요. 의자도 예전 가게에서 사용했던 곳에서 왔어요.
셀프인테리어의 시작과 끝, 화장실
올해 여름, 열대야일 때 찍은 사진입니다. 공정들이 너무 늦어져서 일부러 설비 날짜를 정하고 일주일간 죽을 둥 살 둥 동생이랑 타일만 붙였어요.
전의 사진의 제가 ‘떠붙이기’라는 작업을 하는 중인데, 면 작업이 잘되어 있는 곳과 울퉁불퉁한 데는 작업방식이나 쓰는 재료들이 다르더라고요. 흔히 말하는 셀프타일은 세라픽스로 덧붙이는 것을 자주 보셨을 텐데, 이건 완전 다른 작업이었어요. 처음해보는 작업이라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자료를 많이 찾아 ‘레이저 수평기’같은 부재료로 수평 수직을 맞추면서 했죠.
매지 작업까지 끝내고 건조한 뒤 청소하고 나니 정말 힘들었지만 기뻤던 기억이 나네요. 화장실의 벽타일은 건물 오부 타일과 같아요.
(설계자가 물량계산을 잘못해서 100박스 이상 나았었어요. 결국, 주차장 벽과 화장실 작업을 하고도 50박스가 남아 중고나라에 팔았어요)
세면대 받침대는 예전 가게 ‘소소펍’BAR 상판으로 쓰던 고재로 만들었어요. 고재는 ‘키앤호’에서 구입했는데 100년 이상 된 호텔 바닥재였다고 합니다. 고재들은 오랜 시간 동안 수축 팽창을 반복해서 굳어진 나무라 물이 닿아도 휘거나 팽창하는 문제들이 없어요.
제가 직접 각도 절단기를 구입해서 사이즈를 조절하고 을지로에서 약 4만 원에 하단 철제프레임을 맞췄어요.
완성된 욕실! 처음 해본 작업이라 자세히 보면 부족한 점이 많지만, 너무나 뿌듯한 공간입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소품과 가구를 놨어요. 틈틈이 취향껏 모아놓은 가구나 소품은 급하게 구색을 갖추려고 사는 것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세면대 만들 때 남은 자투리 나무로 욕조 트레이를 만들어 저렇게 놓았어요. 욕조 위에도 가로로 길게 창을 냈어요. 빛도 한층 더 잘 들어오고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보일 염려는 없네요.
화장실에도 위로 열리는 큰 창을 두었어요. 이 창문을 열어 두면 거실에 있는 창과 맞바람이 쳐서 환기가 잘되어 습기가 빠르게 없어져요.
가운데 세면대와 변기를 두고 양옆으로 재질이 다른 사다리 가구를 놓았어요. 따로 수건걸이나 수납장을 만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놓을 수 있게요.
화장실 바닥에 보일러 선을 깔아 난방 부분을 해결했어요. 물기도 잘 마르고, 겨울에 춥지 않게요.
욕조 쪽에도 샤워기가 있었지만 문 옆에는 스탠드 샤워기가 있어요.
그리고 미닫이문을 열어두면 자연스럽게 거실과 화장실이 연결되는 공간으로 보이고 싶었습니다.
아래 층에서는 바쁘게 일을, 위 층에서는 휴식
반지하부터 1층까지의 공간을 가게로 얼마 전에 오픈 했어요. 지하는 제가 좋아하는 식물들이 더 많이 자리 잡고 있고요, 1층은 집의 스타일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소품들로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확실히 같은 건물 안의 직접 한 인테리어이지만 정말 집은 일하는 곳보다는 에너지를 충전해 다시 일할 수 있는 편안함이 더 있는 것 같아요.
머릿속에 차곡차곡 집 이미지를 쌓아요
내년 봄에는 3층 부분을 증축하고 4층 테라스 부분을 만들 생각입니다. 아마 이 집의 마지막 구성은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4층 테라스로 나가서 하루를 시작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될듯합니다.
작은 테라스에서 허브도 키우고 편한 의자에 앉아 책도 보고 차도 마시고 가끔은 친구들을 불러 바베큐 파티도 할 수 있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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