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낡았지만 정갈하고 따뜻한 집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풀타임 주부입니다. 4년 전 전세로 시작해 이제는 저희 집이 된 공간을 소개하려해요. 20년 된 아파트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요. 유행에 뒤쳐진 구조기도 하구요.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요즘 아파트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기도 하죠. 단점을 장점으로 활용해 리모델링 없이 꾸며봤어요.
결혼 한지 10 년차에 아이가 셋이다 보니 외출을 자주 하기 힘들어요. 주로 집에서 모든 활동을 하죠. 그러다보니 인테리어에 더욱 더 신경을 쓰게되었어요.
아파트가 많이 노후되다 보니 대부분 리모델링하고 이사오는데요. 그런 집들을 방문하고 난 후 집에 돌아오면 괜히 더 낡아보이고 아쉽기도 해요. 하지만 내가 꾸민 집이 가장 나답고 편한 최고의 집이라는 생각으로 돌아와요. 꼭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가 아니더라도, 많은 돈을 들여 고치지 않더라도 개성 있고 아름다운 공간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구배치나 소품에만 신경 써도 근사해지죠.
거실 공간 활용법
낡았지만 정갈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낡은 것에는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한 것들이 배어나잖아요. 정겹고 따뜻하고요. 그 점에 집중했어요.
거실에는 TV를 두지 않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어요. 원래 TV를 두는 자리가 현관에서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시각적으로 만족스럽고 활용도 높은 가구들을 배치했어요.
거실 작업 테이블에서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저희 부부는 노트북을 사용해요.
거실 한복판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았어요. 트인 공간에서 아이들이 서로 허리를 잡고 기차놀이도 하고 뒹굴뒹굴 누워서 놀기도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작은 소반을 내와 과일을 먹으면서 가족 모두 보드게임을 하는 곳이기도 하죠. 가족이 ‘함께’임을 가장 실감하는 곳이에요.
남서향 집이라서 오후에 햇살이 아주 길고 환하게 비춰요.
오후 늦게까지 따뜻하고 평온한 햇살의 향연이 펼쳐지죠:)
자연을 들이다
아이들을 가졌을 때 입덧이 심해서 외출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부터 식물을 하나씩 사들이기 시작했어요.
작은 일부분이라도 자연을 재현해서 바깥 공기에 대한 욕구를 달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집안 곳곳 나뭇가지들로 장식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공원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행잉플랜트를 걸어두었죠. 별거 아니지만 모양새가 꽤 그럴 듯 하더라구요. 남편과도 취향이 맞아 한동안 같이 나뭇가지를 주우러 다니기도 했어요.
꼭 곧은 나뭇가지를 찾을 필요는 없어요. 살짝 휜 나뭇가지를 불에 적당히 달군 후 조심스럽게 펴면 식으면서 곧은 모양이 된답니다.
새와 돌고래가 날으는 공간
거실 천장에 원래 있던 메인 조명을 떼버리고 새 모형 모빌을 달아 뻔한 느낌을 없앴어요. 전체 조명이 없는 대신에 거실 곳곳에 장 스탠드를 배치해서 적정 조도를 유지했어요. 덕분에 부드러운 느낌이 더해진 것 같아요.
직접 그린 그림들이에요.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어지는 벽면에는 선반을 달아 저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마음에 드는 포스터, 오브제 등을 놓았어요.
선반 맨 위에는 마티스그림 판넬을 구입해 올려 두었구요.
다섯 식구의 식사 공간
이제 주방으로 가보실까요~?
저희 다섯식구가 식사하는 공간이에요. 손님이 오시면 홈카페로도 변신하죠. 주로 이곳에서 이야기 꽃이 핍니다. 식탁은 호두나무 원목으로 만들어서 매끄럽고 단단해요. 물에 젖어도 갈라지거나 뒤틀림이 없어서 다이닝테이블로 사용하기에 적합해요.
다이닝 공간 한켠을 소소하게 꾸며봤어요. 벽면에는 액자들을 옹기종기 걸어두고, 작은 협탁을 두었죠.
화병에는 유칼립투스랑 천일홍으로 스타일링해봤어요. 붉은빛이 오래 간다해서 천일홍이라지요.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
주방 싱크대는 이전 주인분이 세입자들을 위해 바꿔주셨어요. 그런데 저렴한 것이라 그런지 겉에 보이는 부분만 깔끔하고, 내부 선반들은 많이 휘어있답니다ㅠ
싱크대 바로 정면에 창이 있으니 답답하지 않아 좋아요. 식기들에 묻은 물기도 자연건조되고요.
조리대가 좁은 편이라 바로 옆에 이케아 선반을 두고 추가적인 공간을 확보했어요. 그릇과 냄비, 키친타올 등 자주 사용하는 용품들을 수납하고 있어요.
냉장고 위쪽 공간도 활용해 주방용품들을 수납하고 있는데요. 나뭇가지와 린넨 천을 이용해 살포시 가려줬어요. 식탁쪽에 앉으면 지저분하게 보여서 눈에 거슬렸거든요.
냉장고 왼편 벽면에는 선반을 설치했는데요. 추억하고 싶은 사진들과 예쁜 오브제 등을 놓았어요. 여행길에 구입한 액자에 가족들 사진을 넣어 진열했어요. 기린은 남편 회사 벼룩시장에서 겟한 물건이랍니다. 기린 우측에는 랑코크 아트의 2014년 달력을 두어 장식해보았어요.
이곳은 주방 뒤쪽 베란다에요.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 색이 바랜 드라이 플라워, 주워온 나뭇가지 등 낡고 오래된 것들을 잠시 모아두었죠.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그 물건들끼리 어울린 모습이 근사했어요. 버리려고 모아둔 물건들이 우연한 콜라보를 한 셈이죠.
고요한 침실
다이닝 공간 바로 옆으로 침실이 있어요.
부부 침실에는 남색과 원목 느낌의 가구를 사용해 차분하게 꾸며보았어요. 침대와 책상 모두 신혼 때 적당히 쓰고 바꿀 요량으로 산 것들인데, 사용하다보니 갈수록 정이 드네요. 튀는 곳 없이 제 자리인냥 착착 들어맞구요.
우드 블라인드 덕분에 차분한 분위기를 완성했지만, 무겁고 시크한 느낌이 조금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린넨 커튼으로 살짝 가려주었더니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졌어요.
린넨 커튼은 수년 전 인터넷에서 구입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곧 품절되었더라고요. 뜻밖에 한정판 아이템이 되었죠. (웃음)
3인 1실 기숙형 놀이방
이곳은 아이들 방이에요. 사실 원래는 부부침실로 사용했는데요. 공간이 넓어 세 아이의 침실로 활용하는게 더 좋을 것 같더라구요. 일명 3인 1실 기숙형 놀이방이랍니다.
저희 집은 아이들방과 부부침실이 작은 복도로 연결되어 있어요. 중간에 화장실이 있구요.
화장실 맞은 편에는 조립식 선반을 설치해서 아이들 장난감을 수납했어요. 장난감 수납공간과 침실이 분리되어 어질러져도 쉽게 치울 수 있답니다.
내게 집이란
집에 대한 생각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리의 모습이 다르듯 집 또한 굉장히 주관적이어서 각각의 의미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집은 ‘또 다른 나’와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집을 꾸밀 때 나를 꾸미고 있는 것 같아요. 집이 예뻐지고 정돈되면 제 마음도 정돈되고 평온해지고요.
다른 집과 우리 집을 비교하기 보다 우리 집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집중할 때 더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 나오듯, 내가 가지지 못 한 것에 불평하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삶의 태도를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게 집이 갖는 힘이고 치유력이라고 생각해요.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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