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층마다 각각의 컨셉을 갖고 있어요.
회의실이자 작업실 그리고 휴식 공간..
이 모두를 아우르는 저희만의 공간입니다."
5월의 황금 연휴가 가져다준 즐거움처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바다, 맛깔나는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들. 이 세 가지를 한번에 충족시키는 장소는 다름 아닌 부산이었다. 부산 해운대의 달맞이 고개에 위치한 ‘아티스트 빌리지'. 그곳에 사는 도예가 부부를 만나러 부산으로 향했다.
유쾌한 입담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이찬민, 윤성은 예술가 부부의 집을 소개해볼까 한다.
안녕하세요.
도예가 부부 입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에 살고 있는 결혼 3년차, 도예가 부부입니다. 저희는 학교 선후배 사이에요. 그런데 학교 다닐 때는 잘 모르다가, 조교 생활을 같이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때 당시 저(남편)는 조금 예민했었는데, 그런 저를 아내가 굉장히 잘 받아주더라고요. 고슴도치 같던 저를 품어주는 느낌이라 해야 되나..?ㅎㅎ 그런 아내 덕분에 저 역시도 많이 유해지게 되었고, 2년 연애 끝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1층 사진)
저희 둘 다 작가이다 보니 작업실을 겸용할 수 있는 집을 찾고 있었어요. 우연히 보러온 ‘아티스트 빌리지'는 집 구조가 정말 특이하더라구요. 분명 형태는 아파트인데, 내부는 3층으로 이뤄진 공간이라 정말 ‘여기다!’ 싶었습니다. 저희 계획과는 달리 우여곡절이 조금 있었던 터라, 3년 만에 이 집에 들어오게 되었는데요. 기다린 시간이 길었던 만큼 집에 대한 애정 또한 커진 것 같아요. 어렵게 들어온 만큼 이 공간에서 알콩달콩 살아보려 합니다^^
본격적으로 집 소개를 해드릴게요.
현관은 2층과 연결되어 있어요.
형태는 아파트이지만 내부는 3층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현관이 집의 중간인 2층에 위치하고 있는 독특한 구조랍니다.
2층은 제(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탁 트인 듯한 개방감이 정말 좋거든요. 낮 동안에는 빛도 정말 잘 들고요:-)
앞서 말했듯 집 구조가 3층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각 층마다 분위기나 컨셉을 달리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중에서도 2층은 깔끔한 거실 겸 주방으로 연출 하기 위해, 화이트 인테리어로 선택했습니다.
저랑 남편 둘다 커피나 차 마시는 걸 좋아해서 커피 용품들을 구매했어요. 직접 내려마실 일이 많을 줄 알고 마련한건데, 요즘은 둘다 너무 바빠, 자주 내려 먹지는 못해 아쉬워요.
주방은 되도록이면 깔끔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공간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이라 지저분하면 금방 눈에 띄더라구요. 쉽진 않지만 그때 그때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2개의 테이블을 놓고 사용 중이에요. 대리석 테이블은 주로 식사할 때 사용하고, 테라스 가까이에 놓인 원목 테이블은 주로 차 마실 때 사용합니다.
(3층에서 내려다 본 모습)
원목 테이블은 학교 후배가 직접 제작해준 가구에요. 도예뿐만 아니라 가구랑 나무에 대해서도 잘 알다보니 가구를 고르는 게 더 어렵더라구요. 한 두푼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신중할 수 밖에 없고, 원가를 알다 보니 '이 가격으로 사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 고르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때마침 학교 후배가 고민을 덜어주었습니다.
원목 테이블 옆으로는 화분과 대리석 테이블을 두었어요. 처음부터 식물에 관심있던 건 아니에요. 이 집에 천천히 들어왔다 보니 인테리어 자료들을 살펴볼 시간이나 기회가 많았어요.
식물이 군데군데 있는 모습이 정말 생기 있어 보이고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하나씩 놓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화분 옆 테이블엔 저희 부부의 웨딩 사진을 두었고, 그 오른쪽으로는 제 작품을 두었습니다.
테이블 맞은 편으로는 제 그림과 거실장을 두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깔끔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을 선하는 편이에요. 색감 역시 유행을 많이 타지 않는 모던한 색감과 무채색 계열을 좋아하고요. 작은 소품을 고를 때에도 이런 성향이 묻어나는 편이에요.
제 그림 옆으로는 남편의 작품 두 점을 세워두었어요. 저희 거실의 포인트랍니다:)
침실로 올라가기 전에 테라스 먼저 보여 드릴게요.
테라스에는 초록 초록한 식물들과 원목 상판의 테이블을 두었어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제 막 식물에 관심 갖기 시작했는데, 식물도 키우려면 정말 부지런해야 되더라구요. 애완 동물 돌보는 것처럼, 손길이 많이 가고요. 좋아하는 식물을 들일 때도 있지만, 현재는 관리가 좀 더 쉬운 화분들을 데려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식물 매니아는 아닌 것 같아요 ㅋㅋ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덕분에 종종 테라스에 나와 앉아있어요. 물론 미세먼지 때문에 오랜 시간 나와 있지는 않지만, 잠깐 잠깐씩 이 공간으로 나와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곤 합니다.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 볼게요.
다음은 저희의 소중한 보금자리, 3층 침실을 보여 드릴게요.
계단을 따라 올라와 주세요~!
부부의 담백하면서 포근한 스타일이 담긴
3층, 침실을 소개합니다.
3층은 2층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에요.
전체적으로 화이트 베이스지만, 2층보다는 포근한 느낌이 강한 것 같아요.
따뜻한 소재나 색감들로 꾸며서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작은 소품부터 큰 가구까지 꽤나 고민하고 구매하는 스타일이에요. 지난 겨울엔 처음으로 이케아를 갔었어요. 부산에서 광명까지. 그런데 진짜 눈을 뗄 수가 없더라구요. 차가 정말 꽉...!! 차도록 가구를 구매해 왔습니다 ㅎㅎ
가성비는 정말 좋은데, 내구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더라구요. 테이블에 물만 흘려도 가구가 일어나고... 그래서 시트 작업을 다시 해주었어요. 내구성은 살짝 떨어지지만 디자인이 예뻐서 포기가 안 되네요:)
이제 침실로 들어가 볼까요~?
포인트 컬러로 아내의 로망 실현하기
집이 전체적으로 화이트 컨셉이다 보니까 침실만큼은 색다르게 하고 싶더라구요. 너무 똑같으면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침대 헤드 쪽만 어두운 컬러로 바꿔보았습니다. 실은, 제 로망이었어요 (웃음)
사실 한쪽 벽만 달리한 게 큰 변화는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포인트가 되고 좋더라구요. 모던하면서 깔끔한 느낌도 들고요:)
침대 고르는 게 제일 힘들었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게 없었어요. 맘에 든다 싶으면 품절이나 생산 중단 이런 게 많았던 터라 노헤드 침대로 골랐어요. 침실에 침대를 들이고 나니 오히려 잘했다 싶었어요:) 잘 어울리더라구요.
3층 화장실은 2층과 또 다른 느낌이에요. 2층이 모던한 화이트라면, 3층은 여러가지 색이 조화를 이루는 게 컨셉이거든요. 그래서 3층 화장실도 화이트와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고, 그 두 색의 중간인 그레이 색상으로 타일을 골랐습니다.
복합 공간으로 사용 중인,
고급스러운 느낌의 1층
계단을 따라 내려 오면 앞 쪽으로는 소파가 놓여져 있어요.
처음엔 다른 층처럼 새하얀 공간으로 느낌이 비슷했어요. 사실 너무 똑같아도 재미 없잖아요. 그래서 ‘Millimeter(밀리미터)' 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 후배와 함께 1층의 컨셉을 정하고 디자인을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1층입니다. 이 공간의 컨셉은 ‘영화관'이에요. 일부러 큼지막한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를 설치했어요. 컴퓨터나 티비 모두 프로젝터로 연결할 수 있어 정말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둘이 있을 때는 주로 영화를 보고, 회사 사람들과는 회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카키 그레이로 벽을 칠하고 웨인스 코팅을 더했어요. 조명도 매입등 외에 노란 빛의 조명을 설치해 부드러움을 더했습니다. 아마 저희 집에서 가장 공들인 공간이 아닐까 싶어요.
소파 앞 쪽으로는 커피 테이블과 러그를 깔아두었어요. 블랙 컬러의 가죽 소파를 놓아서인지, 자칫하면 차가워 보일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밝은 색의 러그를 두었습니다. 소파 뒤 쪽으로는 서재이자 남편의 작업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저희 부부의 서재이자 작업 공간이에요. 책장에 전신거울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슬라이딩 도어에요. 도어 안 쪽은 수납 공간으로 쓰이고 있어요. 정말 많은 물건들이 들어가 있어요. 저희 집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죠ㅎㅎ
책장엔 자주 읽는 책들이나 액자 등을 두었습니다.
가장 안 쪽은 저희 남편의 작업 공간이에요. 강의랑 예술 기획을 맡아 하고 있는데, 드로잉과 도예작업도 꾸준히 그리고 있어요:)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작품활동을 놓지 않는 남편이 대견한 요즘입니다.
남편에게 드로잉은 자신을 투영시킨 일기와 같다고 해요. 순간순간 느낀 감정을 즉흥적으로 그리고 있어요. 삶을 그대로 투영한 일기인 셈이죠. 불완전한 자신의 내면에 대한 탐구와 기록들로 스스로의 삶의 과정을 여과 없이 반영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작업 공간 뒤로는 미니 부엌이 있어요.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고 공사할 때 추가적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당장은 둘만 있어서 크게 불편하지 않겠지만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필요할 거라고 친정엄마께서 말씀하셨어요. 1층은 화장실도 없다보니 손 씻으려면 위로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도 했고요.
조금 더 가까이 가면~! 인덕션도 하나 설치해 두었어요:)
자주 사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작업하다가 차 마시고 싶을 때 사용하곤 해요. 오른쪽엔 육각형의 거울과 금색 수전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제가 미신을 조금 잘 믿는 편이라.. 금색이 좋다고 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ㅎㅎ
계단 아래 숨겨진,
남편의 덕질을 위한 작은 공간.
(남편) 오타쿠라고 하기엔 얼마 안되지만 만화와 피규어를 조금씩 모아왔었습니다. 어린 시절 만화를 접하면서 그림과 예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거든요.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두번은 꼭 만화방에 가서 힐링을 하곤 했었어요. 물론 지금은 만화방이 많이 없어져서 잘 가지는 못하지만, 대신 집에 좋아하는 만화책들을 소장하고 모으면서 간간히 보고 있어요. 혼자서 드로잉 작업을 하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하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린답니다. 만화책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어요ㅋㅋ
시간날 때마다 하나씩 뽑거나 샀던 피규어들인데, 어느덧 이렇게나 모였네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즐거움을 산 것 같아요ㅋㅋ 이게 바로 오타쿠의 길인 걸까요?
집이란,
자연스레 세월이 녹아 드는 공간이라 생각해요.
집은 매일매일 직접 머무르는 공간이잖아요. 자기만의 취향을 담아 꾸미고 싶은 곳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복합 예술 공간이라 생각되요. 저희도 작품을 그리고 만드는 예술가이지만, 그 이상의 예술은 건축이라 생각해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건축가와 협업해 집을 짓고 싶어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죠?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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