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결혼하고 뉴질랜드에서 마련한 첫 신혼집이라 집에 오는게 설레요”
뉴질랜드에 거주한 지 12년 차 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입니다. 현재 아내와 함께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정착하는 집을 구해 신혼생활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을 오랫동안 하며 해마다 이사를 다녔는데, 항상 집에 있어도 집에 있다는 느낌을 받기가 힘들었어요. 결혼하고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정착하는 집은 비록 우리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공간이었으면 좋겠다’하는 집을 갖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뉴질랜드 오클랜드 뉴마켓의 15평의 원 베드룸 아파트로 햇빛이 잘 들어오면서 밝고 따뜻한 집을 찾게 되었어요.
우리가 처음 함께한 집
처음에 집을 보러 왔을 때 현관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환하게 뚫려있는 넓고 높은 창문을 보고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던 것이 생각납니다. 집이 넓지는 않지만 건물의 제일 마지막 층이라 다른 집들보다 천장이 높아요.
공간의 제약이 없었다면 가구를 고르는데 있어서도 제약이 딱히 없을 테지만, 저희가 구한 집은 방 하나 짜리 아파트였고 방도 작은 편이였기 때문에 딱 필요한 가구만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사진 한 장에 다 보이듯이 작지만 밝고 환한 거실입니다.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기 위해서 과감히 다이닝 테이블은 포기하고 대신 동그란 커피 테이블이 밥상 역할을 잘 해주고 있네요. 서양인들은 바닥에 앉아있지 않기 때문에 보통 커피 테이블은 한국의 밥상보다는 약간 높습니다. 그래서 한국 밥상과 비슷한 높이의 테이블을 찾느라 여기저기 엄청 찾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원체 무채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넓지 않은 공간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서 가구는 블랙과 화이트로 통일했고 소파 역시 라이트 그레이의 패브릭 소파로 선택했어요.
저는 한번 본 영화를 수십 번씩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거실에서 다이닝 테이블 말고 또 한가지 포기해야만 했던 것은 바로 티비입니다. 벽과 벽 사이가 가까워서 소파를 놓고 그 앞에 티비까지 두면 너무 답답해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높고 하얀 벽 덕분에 프로젝터를 쏘기에는 너무 좋은 조건이었어요. 그래서 저희 집 거실은 저녁마다 훌륭한 홈시어터가 됩니다.
뉴질랜드는 보통 집이 습한 편인데 그중에서도 제가 살았던 집들은 항상 어둡고 축축했기 때문에, 해가 잘 들어온다는 것만으로도 이 집은 저에게 충분했습니다. 거실에는 ikea에서 구입한 작은 책상이 있어요. 공간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딱 필요한 역할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건축가인 Mies van der Rohe가 자신이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 디자인과 건축을 표현하기 위해 인용한 Less is more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요 세상에서 심플한 디자인을 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것을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인데 머리로는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지만 이쁜 아이템을 보면 자꾸만 가지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저희 집은 사실 말이 15평의 원 베드룸이지 방문이 슬라이딩 도어로 되어있어서 조금 큰 스튜디오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그래서인지 그냥 침실문은 항상 열어두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무채색 컬러만 들인 침실
방과 거실을 통틀어 전면이 창으로 되어있어 자연채광이 너무 잘 들어오는 침실이에요.
어느 집이든 방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침대가 아닐까 합니다. 집 안에 대부분의 아이템을 블랙 또는 화이트로 통일했는데 침구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너무 칙칙해 보이지 않도록 화이트부터 그레이 그리고 차콜까지 세 가지로 레이어 해서 어두운 컬러의 장점은 살리면서 최대한 포근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해봤습니다.
침실 가구는 최대한 답답한 느낌을 피하기 위해 베이스가 막혀있는 가구보다는 바닥에서 떨어져 있는 (다리가 있는) 가구들을 주로 보았습니다.
처음에 수납장을 구입할 때 블랙으로 할지 화이트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커서 블랙으로 했으면 너무 답답해 보였을 것 같아요.
따로 화장대를 놓을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톨 보이 위 벽에 거울을 달아서 아내가 화장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역시 너무 지저분해 보이지 않도록 매일 쓰는 화장품과 향수만 올려놓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톨 보이 위 동그란 거울과 매치되는 동그란 벽시계 역시 블랙, 심플하게 숫자가 없는 디자인을 찾고 있던 중에 완벽한 것을 찾았네요.
생각해보니 저희 집엔 거울이 참 많은데 그중에 단연 최고는 옷장 옆벽에 기대어 놓은 전신거울입니다. 나무 프레임이 프레임과 다리 역할을 하면서 벽에 걸수도 있지만 프리스탠딩 미러의 매력은 벽에 기대어 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장실
화장실은 너무나 작았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침 변기 위에 공간이 평평하게 되어있어서 작은 액자와 캔들만 놓아줬습니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Eames의 시그니처 피스에 제가 좋아하는 Eames의 명언을 심플하게 넣었는데 의미도 있고(?) 생각보다 예뻐서 맘에 들었습니다.
소규모 키친
저희 집의 키친이에요. 현관에서 들어와서 바로 왼쪽으로 아주 작은 키친이 있는데 아마도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구조의 키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엔 커피에 빠져서 카페에 가서 사 마시는 것보다 집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커피를 내려마시는 것을 즐겨 하고 있어요.
지상낙원 뉴질랜드를 소개합니다
저희 부부는 주말만 되면 뉴질랜드의 새로운 카페나 바다를 찾아가는 게 일이에요.
저의 직업도 직업이지만 새로 생긴 카페나 좋은 공간들을 찾아가서 그 공간을 디자인한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공간을 디자인하게 됐을까 하는 등의 분석도 하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직업병인지는 몰라도 공간이 주는 제한에 도전해서 그 안에서 기대 이상으로 효과를 내려고 하는데, 집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사용하는 공간을 이해하고 최대한 알차게 활용한다면 공간이 작든 크든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살 수 있겠죠. 더 넓은 공간으로 간다면 그만큼 할 수 있는 것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저는 현재 집에 너무나도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집은 말이죠,
신혼이기도 하고 또 저희만의 첫 공간이라 그런지 언제나 집에 오는 게 설레고 정말 집 다운 집에 산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그런 집이라고 할까요.
집꾸미기
집꾸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