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2살 건축학도 강전일입니다. 20년동안 영등포구 대림동에 살다가 부모님께서 자영업을 하시게 돼서 가게 근처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인테리어 자금도 부모님 가게에서 용돈벌이 겸 아르바이트 하면서 마련했어요.

1900년대 유럽의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고, 흔한 모던 스타일과 달리 유니크한 빈티지, 인더스트리얼풍 방을 꾸미고 싶었습니다. 편집샵, 카페, 바 컨셉같은 공간을 생각했어요.

3D에서 현실이 되기까지

(3D 모델링 이미지)

먼저 이사 오기 전에 가구 배치와 재료, 디자인 등을 스케치업으로 구상해놓았습니다. 문쪽과 책상쪽 벽면을 파벽돌로 처리하고, 파이프로 만든 행거와 선반을 설치하고 싶었습니다.

(3D 모델링 이미지)

문 쪽에서 바라본 뷰입니다. 침대에 누워 창 밖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서 창가 옆에 침대를 두는 것을 생각했어요.

우선 이사 2일 전 처음 방 문을 열었을 때 모습입니다. 원래 기존엔 누리끼리한 장판으로 되어있었는데, 도배업체에 맡겨 헤링본 데코타일로 시공하였습니다. 난초 유리와 체리색 샤시…. 얼른 갈아버리고 싶은 욕구가 솟구칩니다ㅎㅎ 본격적으로 이 공간을 갈아치우러 갑시다!

*헤링본 데코타일 - LG 에코노 DEW 2561-A1

실전 방꾸미기 ㅣ 파벽돌 셀프 시공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시공업자를 부르지 않고 제가 직접했습니다. 경험 삼아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미리 이사 5일 전에 파벽돌 타일 14박스를 주문했습니다. 1층부터 3층까지 제가 직접 옮겨보았는데요, 꽤 힘들었습니다. 이제 이 녀석들을 문 쪽 벽에 붙여보겠습니다.

어느정도 붙여놓은 모습입니다. 점점 여백의 미가 사라지고 있네요. 인터넷에서 구입한 하얀색 본드 (세라픽스 7000D 20kg)를 헤라로 퍼서 벽돌 타일에 발라서 붙이면 됩니다. (벽에 미리 다 본드를 발라놓고 벽돌만 붙이는 방식도 있습니다.)

남은 부분은 그라인더로 잘라서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는 무자본캐이기 때문에 헤라로 뗀석기 떼듯이 깨부숴서 대충 눈대중으로 붙였습니다.

드디어 한 쪽 벽면을 다 붙인 모습입니다. 수평계 없이 눈대중으로 했는데 나름 일정해 보이고 꽉 차 보이는군요.

책상 쪽 벽면은 불규칙적으로 벽돌을 붙였습니다. 벽돌을 붙여놔도 역시 저 양 옆에 거슬리는 벽지들은 어쩔 수가 없군요. 얼른 누더기 옷을 제거하고 새 옷을 입히러 가봅시다!

남은 벽지들을 최대한 제거한 후 시멘트 질감의 시트지를 붙였습니다. 원래는 스타코를 바르려고 했는데 시트지가 2만원정도 더 싸고 시공도 간편해서 시트지로 결정!

와우….시트지 하나 붙였다고 그 더럽던 벽지들이 다 커버가 되네요. 나머지 접하는 벽면도 붙여봅니다.

접하는 벽면은 다른 색의 시트지로 붙였습니다. 확실히 그 더럽던 누더기 옷쪼가리들을 없애고 새 옷을 입히니 훨씬 더 보기 좋군요 ㅎㅎ

그리고 벽돌 사이사이에 줄눈도 메꿔지고 몰딩 부분이 하얀색으로 칠해진 모습도 보이시나요? 벽돌 사이 줄눈 작업 과정부터 보여드릴게요!

우선 벽돌 본드 통과 줄눈용 시멘트를 준비합니다. 줄눈을 넣는 도구인 메지고데와 받침대인 빠데판도 준비합니다. 시멘트는 쌍곰 줄눈외장용 시멘트를 구매했고, 메지고데와 빠데판은 철물점가서 달라고 하면 줍니다 구하기 어렵지않아요 ㅎㅎ

물과 시멘트를 약 1:7로 넣고 섞어줍니다. 원래는 섞는 기계가 있는데.. 전 무자본캐이기 때문에 손으로 미친듯이 섞었습니다. (뻑뻑해서 여성분들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약간 푸석푸석할 때까지 섞은 후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빠데판에 혼합한 시멘트를 올리고 아래서부터 꼼꼼히 줄눈 고데로 벽돌 사이를 채워줍니다.

어느정도 굳으면 이런 모습이 나오고 완전히 굳으면 색이 좀 더 밝아집니다. 하지만 그 다음 또 다른 작업이 하나 남았습니다..

바로 코팅제 살포작업입니다. 야매로 했기 때문에 만졌을 때 가루가 묻어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인터넷에 던 에드워드 멀티 서페이스라고 있길래 구매했습니다.

분무기에 넣어서 골고루 뿌려주기만 하면 비로소 벽돌 작업은 완성이 됩니다. 태어나서 처음 작업한 것 치고는 정말 잘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이제 페인트 작업으로 넘어가볼까요?

실전 방꾸미기 ｜ 셀프 페인팅

우선 페인트 작업을 하기에 앞서 페인트 붓, 보양 비닐, 트레이 그리고 페인트를 준비합니다. 모두 동대문 문고리닷컴에서 구매했습니다.

*페인트 - 던 에드워드 에베레스트 DE6350 / Dark Engine

그 다음엔 페인트가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 벽 등 꼼꼼히 보양 작업을 해줍니다.

보양작업을 완료한 사진입니다. ‘나는 보양작업 안해도 돼!’ 하고 이 과정을 거치지않고 멋대로 페인트칠을 했다가는 대.참.사가 벌어지는 수가 있어요. 귀찮은 작업이지만 꼭 하는게 좋습니다.

문에 젯소를 발라줍니다. 마감 색상이 어두운 컬러이기 때문에 젯소는 한 번만 도장해주었습니다. 다 마를 때 까지 기다린 후 컬러를 도장해줬습니다. 보양부터 여기까지 여자친구랑 같이 작업했어요. 둘이서 작업한 덕분에 엄청 빨리 끝났습니다 ㅎㅎ

실전 방꾸미기 ㅣ 파이프 선반 만들기

직접 행거와 선반을 만들기 위해서 개수 산정과 투시도와 입면도를 그려보았습니다. 목재 재단 사이즈표도 그려보면서 원하던 모습을 만들기위해 낮 밤 안가리고 고민 많이 했습니다.

예상한 개수와 사이즈대로 흑관 파이프 15A 사이즈를 주문한 것이 도착했습니다.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에 아버지께서 감동받으셨는지 보쉬 헤머드릴을 사주셨습니다ㅠㅠ

파이프에서 녹이 너무  많이 나오길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던에드워드페인트 매장에 가서 파이프 색과 비슷한 아리스토쉴드 페인트를 구매하고 꼼꼼히 발라줬습니다. 사실 녹방지 코팅스프레이를 사서 뿌렸는데 은갈치색으로 나와서 덮으려고 산 이유도 있습니다.

조립한 후 다 칠한 모습입니다. 조립된 파이프 뒤에는 총7개의 재단된 멀바우 집성목이 준비됬습니다. 저 패턴이 마음에 들어서, 비싸도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목공소에 가서 사이즈표 들고가서 이대로 똑같이 재단해달라고 했어요. 멀바우 목재 특성상 엄청 튼튼합니다만 더럽게 무거워서 집까지 옮기는데 고생좀 했습니다.

이제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220방 사포로 두 번의 샌딩질을 했습니다. 가루가 무지하게 흩날립니다. 목가루 알레르기 걸릴 뻔 했어요. 그리고 나서 색깔을 어둡게 만들기 위해 스폰지를 비오파 하도 오일에 담궈서 목재에 먹여주는 작업을 하면…

제가 원하던 엔틱한 컬러가 나왔습니다! 오일 냄새가 좀 있어서 빠지는데 꽤 걸렸어요. 완전 건조시키고 바니쉬 작업을 두번정도 더 하면 끝납니다.

자 이제 목재와 파이프를 합쳐보도록 하죠!

행거와 선반을 조립하는 중입니다. 원래는 제가 잡고있는 모서리쪽 부분이 구멍이 뚫려야 하는건데 업체의 실수로 뚫리다가 말았습니다.

다 조립된 모습입니다. 원래 뚫려야 하는 부분을 파이프로 고정시켜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래도 파이프와 목재가 잘 어우러져 자연스럽네요ㅎㅎ

이제 벽에 이렇게 함마드릴로 구멍을 뚫어주고 칼브럭을 박아주고 조립한 것을 붙여서 피스를 박아주면!

크으~~ 이런 식으로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이 한 층 강해졌습니다. 일단 이렇게 아래쪽 행거가 고정됐고요.

윗쪽 선반을 혼자 들고 작업하기에는 욕나오게 무거워서 아버지 친구분 두 분과 같이 작업을 했습니다. 두 분 다 현질캐셔서 더 좋은 드릴을 사용했어요. 3초 드르륵 드르륵 했는데 콘크리트벽이 50mm가 뚫리더군요… ㄷㄷ

덕분에 엄청 걱정한 것과 달리 잘 진행되었습니다ㅎㅎ 이제 전체적인 완성 샷을 공개합니다!

4개월의 시간과 노력으로 탄생한 공간

전체적인 완성 샷은 이렇습니다. 여기까지 만들기 위해 4개월의 시간을 투자했어요. 한참 더운 7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3평짜리 방 셀프 인테리어였습니다.

침대 쪽에서 정면을 봤을 때 모습이에요. 위쪽 행거 설치할 때 벽돌이 옷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서 4번정도 떨어졌어요. 벽돌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 콘크리트 벽이 보여서 그 부분에 다시 설치를 했더니 튼튼하게 잘 고정되더라고요. 다행입니다.

이케아에서 8개에 4000원대에 파는 옷걸이로 통일해 정돈된 느낌을 연출했어요.

바로 옆 선반에는 여행가방 느낌의 작은 우드 박스에 화장품과 향수를 두어서 화장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위치도 똑딱거리는 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문고리닷컴에서 구매한 토글스위치로 바꿔주었습니다.

행거 맨 아래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어요. 사실 이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썼습니다. 편집샵 느낌이 들도록 가장 싸면서 마음에 드는 트렁크를 배치해보았고 위에 구두를 전시하고 바지를 정리해 놓았어요. 오른쪽 큰 트렁크는 구매처가 빈티지 샵이라 하나밖에 없어서 제가 구매한 즉시 품절이 되버렸어요.

트렁크 안에는 머플러와 장갑 등 방한도구와 철 지난 옷, 모자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문 뒤로 외투용 행거를 설치했습니다. 빈티지목재에 페인팅이 불규칙한 것이 예뻐서 구매했어요.

책상 쪽 공간입니다. 2층 선반에는 책, 3층에는 DSLR 카메라와 렌즈, 4층에는 장식품, 5층에는 위스키와 병맥주 등 예쁜 술병들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엔틱풍 시계는 인터넷에서 딱 보고 확 꽂혀서 바로 주문했어요. (3번의 발송 취소 문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 안하고 주문한 결과 얻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비장의 무기! 인터넷에서 6m짜리 LED바를 구매해서 선반 밑에 설치했습니다. 리모컨 기능이 있어서 빛의 세기 조절도 가능하고, 필요할 때 껐다가 킬 수도 있어요. 잠자리에 들 때 무드등 역할을 충실히 하는 녀석입니다.

간접 조명은 광원이 보이면 안돼서 남은 시트지를 붙여서 등박스를 만들어주었어요. 분위기가 점점 더 미쳐가네요ㅎㅎ

맨 윗칸 술병이 잘 보이지 않아서 위에 별도로 LED 전구로 바 느낌을 연출해보았는데, 제가 원하던 느낌은 조금 나오긴 합니다만.. 빛의 세기가 약해서 아쉽네요…

컴퓨터 배경화면도 바 느낌나는 이미지로 바꿔 주고, 파이프 모니터 받침대도 구매했습니다. 정리할 때나 작업 할 때 저렇게 키보드를 받침대 속으로 밀어 넣으면 편해서 좋습니다.

작은 소품들도 모두 방 분위기와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키보드도 레트로한 타자기 디자인으로! 쓰레기통도 찾아보다가 소화전모양의 스트릿하게 생긴 녀석이 있어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넓은 책상을 좋아합니다. 공방 느낌의 책상을 찾다가 발견한 녀석인데요. 밑에 간단하게 넣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길 희망했는데, 딱 이 녀석이 제 스타일이라 같이 살기로 했습니다.ㅎㅎ

조명도 다 떨어질 것 같은 하얀색 형광등에서 레일 조명으로 교체해주었어요. 좀 어두워 보여도 노란색이라 방의 분위기를 완성해주었죠.

자 이제 저의 하루를 마치는 곳입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침대는 꼭 있었으면 해서 슈퍼싱글사이즈의 원목 침대를 구매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색깔, 모양, 내구성 3박자를 다 갖추었기에 바로 구매했어요. 하지만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배송지연으로 두 달동안 저의 인내심을 테스트한 녀석입니다.

협탁 위에는 액자와 마켓비에서 구매한 램프를 두었습니다. 자기 전 잠깐 SNS를 할 때 캔들램프만 켜놓고 있다가 자고 싶을 때 끄면 암흑세계에 캔들 향만 남아 있어 잠이 솔솔 옵니다.

샤시 업체에 맡겨 난초유리에서 일반 투명유리로 바꾸고 위에 블라인드까지 설치했습니다. 유일하게 전문가에게 맡긴 것이 바닥이랑 샷시인데 다 합해서 50만원 정도 든 것 같네요.

블라인드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밤에 잘 때 바깥의 가로등 불빛을 차단하고 최대한 어둡게 자기 위해서 설치했습니다.

첫 셀프인테리어, 다음은..

처음 그래픽과 완성본 비교컷입니다. 시공비용은 최대한 절감하며 제 스스로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건축을 업으로 삼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느끼며 직접 설계하고 시공한 3평짜리 작은 방에서 저는 다양한 취미를 가지려고 합니다.

훗날 이 작은 방에서 떠나 나중에 진짜 제가 살 집 인테리어도 이런 느낌으로 하되, 그때는 좀 더 전문적인 컨셉과 지식으로 도전할 생각입니다. 제 삶과 꿈, 그 자체를 담는 소중한 공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