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목조주택 전성시대라 할 수 있을만큼 최근 목조주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지어지는 집도 있는 한편, 선진화된 공법, 고성능 신자재로 무장한 사례도 있는데요. 앞으로의 목조주택이 궁금하다면 이 집을 참고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 김갑봉 소장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공간은 제 가족이 살고 있는 집입니다. 직접 이 집을 만들 때 참여하기도 했죠. 직업이 건축과 관련이 깊다보니 집을 지을 때 더 고민이 되더라고요.
요가와 독서를 좋아하는 아내, 한창 뛰어다닐 때인 7살·5살 아들을 위한 쾌적한 집을 구상했어요. 이름하여 ‘수퍼-EⓇ하우스’. 조금 생소한 단어지만 까다로운 에너지 효율 성능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의미랍니다.
집의 주요 구조는 기둥·보 방식인 중목구조로 정하고, 이전에 파트너로 작업했었던 일본인 건축가 도미이 마사노리 교수와 다시 한 번 합을 맞췄어요. 한옥에도 일가견이 있고, 일본 중목구조의 모듈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이번 프로젝트의 적임자였죠.
지하는 사무실, 1층에는 거실과 주방이 있고 2층에 여러 방이 있는 구조인데요. 2층 도면을 보면 집이 9칸으로 나뉜 것처럼 보이는데, 이를 모듈 구조라고 합니다. 3m×3m×3m 하나의 공간 유닛이 되어 두 개를 붙여 거실이나 주방처럼 큰 공간이 되는 형식이죠.
건물 외관은 한국 건축의 특징 중 하나인 무거운 지붕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봤어요. 실제 돌이나 기왓장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색상과 구조만으로 웅장한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데크가 깔린 발코니는 식사 공간과 연결되어있는데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문을 활짝 열고 야외 바베큐를 즐길 수도 있죠. 설계할 때부터 옆집과 도면을 공유해서 발코니 위치와 가림막 위치를 정한 덕분에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었어요.
주방은 거실을 바라보도록 아일랜드로 구성했습니다. 발코니로 연결되는 창가에는 한지로 만든 별도의 문이 있는데요. 덕분에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와 밝고 화사한 느낌이 들어요.
천장에는 구조목재를 그대로 노출해 따뜻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연출했어요. 선형재는 히노끼를, 면재는 스프러스 CLT를 섞어 다양하게 사용했습니다.
거실 공간에는 생활 편의를 위해 중앙 기둥을 없애고, 철골빔으로 구조를 보강했어요.
빙글빙글 돌아가며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1층과 2층 사이 화장실이 있는데요. 나름의 이유가 있답니다. 거실에서 잘 보이지 않아 손님도 편히 사용할 수 있고, 2층 주생활 공간에서도 부담 없는 위치거든요.
계단도 모듈 방식의 일환으로 한 개의 유닛으로 만들었습니다. 못으로만 연결해 원하는 판재를 만드는 NLT(Nail Laminated Timber) 방법을 활용했어요.
2층 가족실에서 계단쪽을 바라본 모습이에요. 바로 위는 다락 공간입니다. 다락 바닥에 틈이 있는 판재를 사용해서 밤에 2층 불을 켜면 그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요.
왼쪽으로는 아이들의 공부방 겸 놀이방으로 이어지는데요. 벽면을 따라 테이블을 길게 만들어서 어디든 자유롭게 앉아 놀 수 있어요.
층고가 높아서 아이들 공부방은 다락 발코니와도 이어져요. 놀이방에서 하늘 구경도 할 수 있죠.
모듈 구조라서 공간을 합치거나 분리하는게 굉장히 자유로워요. 놀이방도 그 경우 중 하나죠. 위층 유닛과 연결해 층고가 높은 공간을 만든거니까요.
아이들이 아직 나이가 어려서 같이 방을 쓰고 있지만, 모듈 구성의 평면과 중목구조를 적극 활용하면 큰 공사 없이 각자의 방을 만들어 줄 수도 있고요.
안방, 드레스룸, 욕실은 일(ㅡ)자로 이어져있어서 동선이 정말 편리해요. 욕실의 별다른 출입 통로를 만들지 않아도 되니 공간도 절약되고요.
욕실은 가장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모서리 부분에 위치해있는데요. 창을 통해 바깥의 자연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마치 해외 호텔 스파를 이용하는 느낌이에요.
마지막으로 다락은 미닫이로 된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목재로 짠 문은 엇갈리게 배치하면 완전히 막힌 벽처럼 가릴 수도 있고, 반만 열 수도 있어요.
모임지붕의 형태 그대로 드러나는 다락입니다. 중앙에는 동그란 조명을 달아줬어요. 오른쪽으로 나가면 바로 발코니고, 정면에 보이는 공간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그물 놀이터에요.
한 채의 목조주택 참고서
지하층은 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국내에 수퍼-EⓇ인증 주택을 두 차례 시공하면서 느낀 바가 많습니다. 부족한 정보과 사례들로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 이 집을 샘플로 직접 보여주면서 앞으로 또 다른 수퍼-EⓇ 하우스를 만들어나가는게 목표입니다.
사진 _ 변종석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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