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안녕하세요. 한국-더치 커플 Hayley & Tijs입니다. 저 (Hayley)는 공예 디자인 전공 후 한국과 중국에서 패션 VMD를 거쳐, 현재는 네덜란드에서 남편과 함께 온라인 빈티지 숍을 운영하고 있어요. 여가 시간에는 주로 반려 식물들과 함께 집을 가꾸며 살고 있습니다.
집이 곧 일터라 일하는 시간과 휴식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대부분 의식의 흐름대로 지내는 편입니다. 열심히 일하며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생각나면 반려 식물에 심취해 잎 정리나 분갈이를 하고, 정신없이 걸려있는 옷을 보면 다 꺼내서 컬러 별로 진열하기도 하고요. 식물이나 인테리어 디자인 책을 한번 보면 관련된 책은 모조리 꺼내 펼쳐놓고 새벽까지 보기도 합니다.
VMD로 10년을 넘게 디스플레이와 숍 인테리어 관련 일을 해서인지, 자연스럽게 홈 인테리어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지금 살고 있는 집도 홈스타일링을 통해 점차 제 입맛에 맞는 집이 되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1975년에 건축된 방갈로 주택입니다. 실내 차고와 삼면이 정원으로 둘러져 있고, 거실, 침실, 욕실, 썬룸, 쇼룸 등 7개의 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보통 네덜란드 주택은 Rijtjeshuis라고 해서 같은 집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형태가 일반적인데요. 넓은 정원과 썬룸, 그리고 독특한 레이아웃에 반해서 선택하게 된 집입니다.
2017년에 입주하여 리모델링해온 이 집의 전반적인 색상 팔레트는 될 수 있는 한 편안하고 조용한 컬러로 유지하고 싶었어요.
거기다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곳에 색감과 질감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미드 센추리 모던 인테리어에서 주로 쓰이는 티크 우드 가구를 베이스로, 아메리칸 월넛의 개방형 주방과 콘크리트 플로워 그리고 네추럴한 컬러의 페브릭으로 절충시켰습니다.
거실과 썬룸의 원래 타일 바닥은 모두 제거하고 콘크리트 바닥으로 교체하였습니다. 거실 중앙에 있던 두 개의 벽난로는유지하되, 거실 쪽은 모던한 가스 난로로 교체해 편의성을 높였고요.
식탁 쪽으로 보이는 대형 창문을 통해 연못이 있는 앞마당이 내다보이고, 최대한 많은 채광과 함께 오픈된 거실이지만, 분리되어 있어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기존에 완전히 분리되어 있던 주방은 거실로 옮겨 개방된 아일랜드 주방으로 기성 키친 시스템에 월넛 패널과 마블 상판을 맞춤 제작했어요.
간단하게 먹는 아침 식사는 이곳에서 할 수 있고, 요리하면서 TV를 보거나 남편과 대화를 할 수 있어 좋아요. 뒤뜰과 썬룸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 여름에 뒤뜰에서 식사를 하기에도 편리한 동선이에요.
뒤뜰이 보이는 마스터 베드룸은 빌트인처럼 보이도록 셀프 시공으로 했으며 기존에 욕실을 드레싱룸으로 개조하여 복도와 침실 양쪽에서 연결될 수 있도록 변경하였습니다.
방마다 모두 채광이 충분히 들어오게 그리고, 정원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집은 두 개의 게스트룸 중 한 개는 세면대가 방 안에 있어 순수하게 손님방으로 세팅해 놓았는데요.
이케아 소파베드로 두어 평소에는 소파처럼 쓰고 손님이 오셨을 때는 싱글 또는 더블 침대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최대한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간소하게 꾸며 놓았어요.
현관 포치에서 바로 보이는 곳이 원래는 주방이었는데 이곳을 스튜디오로 쓰고 있어요. 수집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제품들을 보관하고 전시하며 감상하는 저의 홈 오피스이자 취미 방입니다.
이곳은 풍경이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공간이라 최대한 큰 가구는 들여놓지 않았으며 수납이 좋은 빈티지 토마도 선반과 월 시스템 선반 가구를 설치하여 수납과 제품 순환이 편하도록 배치해놓은 방입니다.
이곳의 물건들은 모두 1950-1970년대의 덴마크, 더치 디자인 조명과 가구들이고요, 북유럽 테이블 웨어들과 오브제 등을 주로 수집하고 있어요.
주방만큼이나 신경을 쓴 공간도 있어요. 바로 게스트 화장실과 욕실이에요. 과감하게 기존에 있던 방 하나를 욕조로 개조하였는데요.
제가 워낙 소재와 재료의 질감을 중요시 여기는 성향이 강해서 모든 자재는 직접 발품을 팔아 공수를 하여 업체 시공을 진행했어요. 웜 그레이 톤의 타일에 써브웨이 무광 타일을 세로로 붙여 벽면을 마감했습니다.
창가 쪽으로 커다란 욕조를 배치하고, 워크인 샤워부스 샤워기와 수전, 플로팅 세면대 캐비닛, 라디에이터 등은 포인트가 되도록 블랙으로 매치를 시켰습니다.
눈이 부시게 엄청난 채광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엔 장작을 때울 수 있는 벽난로가 있어 불멍을 즐길 수가 있고요, 100년 가까이 된 우드 테이블과 대부분의 식물을 이곳에 배치해 홈 카페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저희 부부의 최애 휴식 공간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이슈로 집에 대한 개념 자체가 변화되고 있잖아요. '공간의 개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세나 유행에 따르기보다는, 최대한 지속 가능한 물건들을 가까이 두며 삶의 균형을 이루고 사는 것이 공통의 관심사가 된 것 같아요.
집을 꾸밀 때 온라인 상의 클릭 만으로도 전세계의 영감을 주는 공간들을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자신의 취향을 충분히 고려하거나 정의하고 미적 감성을 충분히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변화를 즐기는 저희 커플은 지금 집의 리모델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다시 전에 살았던 도시인 레이든(Leiden)의 아일랜드 타운 하우스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소중한 집에 저희만의 미의식을 담아, 더욱 애정하는 공간으로 천천히 꾸며가며 즐거운 네덜란드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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