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안녕하세요, hamateomyeon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젤 네일 회사에서 광고/디자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고요. 그전까지는 패션 회사에서 VMD 일을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VMD라는 직업은 시각적인 것을 통해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끄는 일이라 그런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잡지를 보듯 아주 일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해드릴 저의 공간은 실 평수 12.5평의 주상복합 원룸 오피스텔입니다. 저는 집을 고를 때, 여자 혼자 살기에 위험하지 않도록 경비가 잘 되어 있는지, 평수는 어떤지, 마지막으로 햇볕이 잘 드는 곳인지를 중심으로 보는데요. 감사하게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딱 그런 조건의 집이랍니다.
그런데 처음엔 큰 창문이 두 벽면을 둘러싸고 있을 정도로 창이 크고 많은 데다, 심지어 그 형태까지 독특해서 이 집에 살기가 조금 망설여지더라고요. '이런 유니크한 구조에 어떻게 가구를 넣지?'하는 고민도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그 평범하지 않은 구조 덕분에 더 좋은 것 같긴 하지만요!
사실 제가 인테리어 쪽에 전문가는 아니라서, 딱히 컨셉을 두고 집을 꾸미지는 않았어요. 그냥 '내가 집에서 베를린의 무드가 느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정도만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가본 도시 중에 베를린이 참 좋았거든요.
그래서 독일 베이스의 제품이나, 바우하우스에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의 가구들로 집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나오기 때문에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제품들을 구입해 집을 꾸며보았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쿨한 느낌의 스틸 소재와 매니시한 사각형 디자인, 블루와 오렌지 컬러를 이용해 집을 꾸며보았어요.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베를린스러움'과 만나면서, 결과적으로 중성적인 느낌의 집으로 완성된 것 같습니다.
집이 원룸이다 보니 거실이나 침실이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할 때 저희 집의 거실은 바로 테이블이 있는 공간입니다.
저는 집에서 릴랙스를 할 때 TV보다는 독서를 하거나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희 집 거실 공간에 소파 대신 오피스 느낌의 큰 테이블을 두고, 각각 다른 디자인의 의자들을 배치했습니다.
테이블용 의자는 컬러, 크기, 착석감 같은 것들을 엄청 꼼꼼하게 체크했어요. 현재 3개월째 의자들을 사용 중인데 생각보다 너무 편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거실 공간에 큰 테이블을 배치한 건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주방 싱크대 바로 옆이라, 동선이 참 효율적이거든요.
주방은 조리 공간을 좀 더 확보하고 싶어서, 이케아 선반장을 따로 배치하고 그 위에 전자레인지를 두었습니다. 마침 이케아 선반장과 조리대 대리석 컬러가 같고, 싱크대와 전자레인지 컬러가 같아서 세트처럼 잘 어우러지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집은 두 벽면이 큰 창문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처음에는 창가 쪽에 침대를 두어야 할지, 아님 테이블을 두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결국에는 아무래도 해가 잘 드는 곳에 침대를 두는 게 맞겠다 싶어, 창가 쪽에 침실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저희 집 침실 공간의 낮과 밤의 모습입니다.
머리맡에 둔 화분은 제 반려 식물인데요. 무화과나무인데, 무화과의 무자를 따서 '무야호'라고 부른답니다. 저희 집에 있는 유일한 생명체라서 요즘 저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원룸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들 말하는 공간 분리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해요. 저는 거실 공간과 침실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두 공간 사이에 블랙 모듈 선반장을 가림막처럼 배치해놓았어요.
모듈 선반장에는 제가 좋아하는 아이템과 책들을 진열해두었어요. 저희 집 공간들 중에 가장 컬러가 다양한 곳이기도 하죠.
저희 집에서 가장 아쉬운 공간은 바로 기둥 두 개 사이에 붙박이장이 있는 곳이에요. 붙박이장 한 쪽 끝에 비어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왜 붙박이장을 다 채워서 짜지 않았는지 궁금하고 또 아쉽더라고요.
아무튼 결국에는 이 상태에서 남은 공간에 옷을 더 수납할 수 있도록 선반장을 놓고, 포스터로 지저분한 부분만 가려두었어요. 선반장은 데스커에서 나온 제품인데, 폭이 좀 좁은 것 말고는 테이블과 세트처럼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어요.
어렸을 때부터 바닥에 앉아서 화장하던 습관이 있어, 오랜 습관대로 좌식 화장대를 사용 중입니다. 뭐 화장대라고 할 것도 없지만요. 이케아에서 구입한 큰 원형 거울과 화장품을 수납할 수 있는 트롤리를 두고 사용 중입니다.
그래도 화장대나 선반장을 따로 두지 않고 이동이 용이한 트롤리를 사용한 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원룸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수납력이 좋아 여러모로 활용하기에 아주 효율적이거든요!
회사에서는 VMD라는 직업병 때문에 작은 것 하나까지도 일일이 신경 쓰며 일하고 있으면서, 정작 제 일상은 엉망으로 많이 내려놓고 살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태도의 말들>이란 책의 문장 - '시인의 감성과 시민의 감각을 지니고 시시한 일상을 잘 가꾸며 사는 사람'으로 커나가고 싶어요. 위대한 사람이 되려는 욕심보다, 요리나 청소 같은 삶의 작은 단위부터 잘 가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을 읽고 바로 독립을 결심했습니다.
독립을 한 지는 이제 겨우 3개월 되었지만, 이제 더는 내 일상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처럼 회사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 정작 자신의 일상은 대충 내려놓고 사는 분들을 위해, 작은 동기 부여가 될까 싶어 제 이야기를 용기 내어 소개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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