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안녕하세요, 저는 오랫동안 웹,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해온 heehuii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양평으로 이사 와서 작은 정원을 가꾸는 데에 푹 빠져있어요. 작년부터는 가드닝 과정을 담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답니다!
저의 하루는 아주 빠르게 흘러가요. 삽살개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 그리고 남편과 중학생 딸아이를 챙기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죠. 또 집에서 할 일은 얼마나 많은지. 계절에 따라 마당에서 할 일도 가득이고, 집안을 정리하는 데도 한참이에요. 저희 집은 다락방이 있는 3층 전원주택이거든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참 많으셨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게다가 원래 사람은 의식주 순으로 관심을 갖는다고 하잖아요. 그 말처럼 제게도 입는 것, 먹는 것, 그다음으로 '사는 공간'이 중요해지더라고요.
'주'가 중요해진 후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 가족은 줄곧 지내던 아파트를 떠나 이곳 '양평'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어요. 아파트처럼 획일적인 구조를 떠나 '특색 있는 집'에서 지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멋진 자연이 있는 이곳에, 보편적인 직사각형이 아닌 '십자가'형태의 집을 지어보기로 했어요. 설계는 에이디모베의 이재혁 소장님께서 맡아주셨답니다.
[도면]
그렇게 지은 저희 집은 각 층이 13평으로 이루어진, 전용 면적 39평의 3층 목조 주택이에요. 한쪽 가로 길이가 20m가 넘는 남서향 집이라, 모든 공간에 햇빛이 깊숙이 들어와서 온종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멋진 공간이죠.
다만 한 층이 13평 정도고 십자가 모양으로 쪼개어져 있어서, 아무래도 집이 작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집을 크게 보이게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어 인테리어 했답니다. 그렇게 이 집의 컨셉은 시야가 탁 트여 보이게 하는 '화이트'에 '우드'를 더한 '화이트 우드'로 정해졌어요.
그럼 1층부터 한 번 둘러보러 가실까요?
아 참, 그리고 집들이 맨 마지막에 나오는 마당 풍경은 절대 놓치지 마세요!
리빙 테이블로 공간 활용도를 높인 거실
여기는 거실이에요. 전체적으로 아늑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죠. 우드 톤 바닥과 가구가 조화를 이루고, 곳곳에 놓인 키 큰 식물들이 내추럴하면서도 싱그러운 느낌이에요.
거실엔 원래 식탁과 소파를 둘 다 뒀었는데, 생활할수록 공간이 좁은 듯한 불편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그 두 가지를 합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죠. 그러다가 보통 테이블보다 높이가 낮은 무인양품의 '리빙 다이닝 테이블'을 발견했답니다. 식탁의 역할도 하면서, 세트로 있는 의자가 굉장히 편해서 소파로서도 좋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지금의 거실이 완성됐어요. 원래 있던 소파는 2층으로, 식탁은 마당 파고라로 내보냈고요. 이전보다 공간이 넓어 보이고, 동시에 가구 활용도가 높은 배치를 찾은 것 같아서 좋아요.
사진 속에 있는 조명은 무인양품의 플로어 스탠드예요. 이 외에도 창가 쪽에 앤트레디션의 플라워팟 조명을 두었답니다. 제가 간접 조명을 좋아하거든요.
집을 설계할 때, 주방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점을 맞춘 부분은 바로 원목 상판이에요. 새롭게 '내 부엌'을 가지게 된다면, 꼭 원목으로 된 상판을 가지고 싶었거든요. 집 인테리어 컨셉을 화이트 우드로 정하기도 했었고요.
하지만 싱크대 전체를 원목으로 할 경우엔, 예산을 훨씬 넘겨서 절충안으로 일부분만 원목으로 하게 되었어요. 원목은 계단에 사용한 두꺼운 오크 원목을 목수 분께 부탁해서 싱크대 위에 얹은 거랍니다. 사용하면서 쓸 때마다 물기를 닦아주어야 하는 심적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만족하며 잘 사용하는 중이에요.
여기는 부엌에서 제가 특히 신경 쓴 부분이에요. 붙박이장 중간에 판넬 선반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업체 사장님께 사진과 함께 부탁드렸는데 완벽하게 구현해 주셨죠. 오른쪽 붙박이장 아래쪽엔 작은 김치냉장고가 숨어있어요. 정말 감쪽같죠?
1층에 있는 화장실은, 크기가 작아 '건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화이트 타일에 선반, 거울에만 우드 포인트를 주어 깔끔하게 꾸몄답니다.
그럼 2층으로 올라가 볼게요. 여기는 아이 방과 부부 침실 사이에 있는 2층 거실이에요. 큰 TV가 있어 가족들이 모여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공간으로 쓰인답니다.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라, 푹신한 소파와 빈백 등으로 편안한 분위기로 꾸미려고 노력했어요.
거실에서 눈에 띄는 선반은 집을 지을 때부터 아예 계획을 해서 짜 넣은 거예요. 피아노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남기고, 벽 전체를 덮는 크기로 설계했죠. 책과 좋아하는 식물들을 가득 채워 넣어, 진열장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2층 거실의 독특한 분위기를 담당하는 포인트이기도 하죠.
2층 거실의 동쪽과 서쪽에는, 바닥부터 올라오는 길고 큰 창이 있어요. 창밖으로 마을의 전경이 보여, 아주 아름다워요.
저는 엄마를 닮았는지, 방 구조 바꾸기를 좋아해요. 이 집에 이사 오고 나서는 방 구조와 방의 위치도 자주 바꿨어요. 그래서 안방은 2층 큰 방에 있었다가, 다락에 있었다가, 2층 작은방에 왔다가 아주 많은 이사를 다녔죠.
그렇게 정착한 지금의 안방 위치는 2층의 작은방이에요.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나니,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아 2층의 큰 방을 딸에게 주고, 아이 방으로 쓰이던 방을 침실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침대 하나, 스툴 하나로 꽉 찰 정도로 자그맣답니다. 그래서 더 아늑할지도 모르겠네요!
저희가 자리를 내어주고, 큰 방에 꾸며준 아이 방이에요. 원래는 침대와 작은 책장만 있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학생용 가구를 들였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잘 선택한 것 같아요! 아이가 혼자 공부도 하고 이것저것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줄 테니까요.
저희 집은 세면대를 바깥으로 빼두었어요. 그래서 복도를 사이로 오른쪽엔 욕실, 왼쪽엔 세면대가 있답니다.
2층 욕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벽과 문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다는 거예요. 욕실이 더 넓어 보이고, 문이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 이렇게 만들었죠. 샤워 커튼을 꼭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만족하며 지내고 있어요!
저희 집의 마당엔 푸르른 식물과 꽃이 가득해요. 그 덕에 마당에 나오는 것만으로, 어디 좋은 자연 풍경을 보러 온 것 같은 기분을 누릴 수 있죠.
이 마당의 아름다움을 더 가까이 느끼고자, '파고라'를 설치했어요. 주택의 백미는 역시 마당 생활이잖아요!
파고라는 지붕이 있고, 앉을 수 있는 곳이 있는 휴식 공간을 말해요. 저희는 나무로 뼈대를 잡고, 천장을 강화유리로 덮은 다음 암막천으로 차광막을 달아 만들었어요.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저희 가족이 참 좋아하는 순간들 중 하나랍니다.
이 테이블은 식구들이 함께 공방에서 직접 만든 거예요. 그래서 이곳은 여러모로 저희 가족에게 의미가 깊답니다.
저에게 집이란 우리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온전히 쉴 수 있는 곳이에요. 지금 마당이 있는 양평 집에 살기 시작한 지는 9년이 되었는데, 코로나 시대가 되고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더욱더 소중한 공간이 된 것 같아요.
동시에 저희 집은 아이와 털복숭이 친구들이 자라나는 공간인데요, 저희 대가족의 구성원인 밤이, 춘장, 먼지를 소개해드리고 집들이를 마쳐볼게요. 모두들 귀여운 털복숭이를 보며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밤이는 이 집에 이사 와서 엄마가 선물로 안겨주신 아이예요. 이 집과 완공된 날짜와 생일이 비슷해 우리 집의 역사와 함께 있다고 봐야죠! 수컷 삽살개인 밤이는 너무 충성스럽고 귀여운, '큰 테디베어'같은 친구예요.
검은 고양이 춘장이는 저희 부부의 첫 고양이 간장이의 아들이에요. 개냥이의 끝판왕이라고도 할 수 있죠! 애교 많고 담대하고 성격 좋은 춘장이는 올해로 15살이 되어, 할아버지가 되었어요. 3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어 인슐린 주사를 아침저녁으로 놔주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친구의 이름은 먼지예요. 엄마는 샴, 아빠는 스코티시 폴드인데 엄마의 털 색깔, 아빠의 생김새를 닮아서 매력적이랍니다. 애교는 많지만 춘장이 오빠처럼 담대하진 않고, 겁이 많은 편이에요!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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