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8 20:01

100년의 세월이 묻은 구옥을 고쳐 살아요 🏡
#주택     #20평대     #내추럴     #올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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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연고 하나 없는 강릉으로 훌쩍 넘어와 7촌 지역살이를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된 프리랜서 마케터입니다. 이전에는 서울에 위치한 가구 회사의 브랜드 마케터로 5년여간 근무했어요.
 

 


일을 하며 사무실부터 거실, 침실, 아이 방, 심지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안해왔지만 정작 저 자신은 서른이 넘도록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전형적인 캥거루족이더라고요. 저를 닮은 공간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주택살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공들인 저의 공간을 소개해 드릴게요.
 

 

 

집 정보

 

 

| 주택 23평
| 화이트, 브라운, 내추럴 스타일
| 8천만 원 소요

 

 

 

인테리어를 하며

 

| 4대가 100년을 살았던 집

 

 

2개월간 발품을 팔아 약 100여 개의 매물을 살펴본 끝에 만난 이 집의 첫인상은 ‘반쪽짜리 집’ 이었어요. 전 주인 할머니의 할아버지가 손수 지어 4대가 100년에 걸쳐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복도 형식으로 깊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들어서니 현관은 건물의 측면에 나 있었고, 그 뒤로는 목련나무와 감나무가 심어진 뒷마당이 마치 비밀의 정원처럼 숨어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고칠 곳이 많은 오래된 집이었지만, 드디어 내 집을 찾았다는 직감이 들어 다음날 가계약, 그 다음날 바로 계약을 했어요. 이 집을 처음 만나고 아주 단기간만에 집키를 받게 된 거죠.
 

 

 

매수 후에는 천장 서까래 등 내부 컨디션 확인을 위한 1차 철거를 진행하고, 뼈대만 남겨둔 집을 수개월간 오가며 내외부로 원하는 집의 모습을 구상하며 인테리어 업체를 직접 찾아 나서기 시작했는데요. 아래와 같은 컨셉을 잡은 후 전체 컨셉, 공간별 세부 컨셉, 희망 공정 범위, 가용 예산, 입주 희망일자까지 담은 스무 페이지가 넘는 의뢰서를 만들어 그간 리스트업 해두었던 업체들에 컨텍을 하기 시작했어요.
 

✔️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겁지만 따뜻한 느낌의 짙은 브라운과 화이트 중심의 공간

✔️ 메인 컨셉은 형광등 없는 집

 

 

 

| 구조를 바꾸다

 

 

제대로 된 도면조차 없었을 정도로 오래된 구옥인 저희 집은 방 4개, 주방 겸 거실, 복도 공간, 보일러실 겸 화장실, 그리고 창고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인테리어 업체와 논의 끝에 이 집을 제게 맞는 구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은 바뀐 구조를 보여주는 도면이에요. 변경된 내용은 아래와 같답니다. 집들이를 좀 더 깊게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내용일 것 같아요.
 

✔️ 앞마당에서 가까운 방의 일부를 현관 및 전실로 바꾸고, 남은 공간을 옆방과 합쳐 게스트룸을 만듦.


✔️ 기름통 보관실을 게스트룸 전용 화장실로 바꾸어 손님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함.


✔️ 가장 좁은 방을 드레스룸과 화장실로 바꾸어 마스터 베드 룸과 연결함.

 

 

 

| 리모델링 중 생긴 일

 

 

안 그래도 변수 많던 구옥 리모델링 공사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있었던 일이 떠올라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며 종일 비가 세차게 내린 탓에 공사가 3일 정도 중단되었다가 재개된 날이었는데요. 현장에 도착해 보니 땅속에 묻혀있던 정화조가 지면 위로 떠올라 앞마당이 초토화가 되어있더라고요.
 

 

 

전문가분들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텅텅 비어있던 정화조가 엄청난 강수량으로 인해 부력으로 떠오르며 흙바닥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결론이 났고, 추가 비용은 물론 공사 기간까지 더 늘어났어요. 당시에는 더 이상 힘들어할 힘도 없어 허망하게 웃기만 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덕분에 정화조 배관까지 싹 다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었던 아주 고마운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 꾸미기 TIP

 

| 집 꾸미기 노하우 2가지

 

 

✔️ 짙은 브라운&화이트 인테리어에는 파스텔 톤의 가구와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면 공간이 무거워 보이지 않아요.


✔️ 옷장과 침대의 하부 공간 등을 활용해 눈에 보이는 공간을 깔끔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인테리어 효과가 나요.

 

 

 

| 반려견과 함께하는 집에 추천해요

 

 

제가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가구는 바로 일룸의 무브 소파예요. 이 가구는 특히 저처럼 반려동물과 지내고 계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데요. 

 

우선 모듈형으로 나와서 공간의 성격에 맞는 구성이 가능하고 디자인도 깔끔한 게 가장 좋아요. 또 부피감도 크지 않고, 무엇보다 이염이나 스크래치에 강한 생활방수 패브릭을 선택하면 늘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고요. 가끔 서울에 사는 개동생이 놀러 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소파는 개동생들의 사랑방으로 변신한답니다. 개들도 소파 전체가 쿠션형인 풀베이스 타입의 착좌감을 알아보나 봅니다.
 

 

 

공간 둘러보기

 

| 사계절을 느끼는 현관과 복도

 

 

 

 

그럼 지금부터 집 안을 본격적으로 둘러볼까요? 현관과 복도, 주방, 마스터 베드 룸, 드레스룸, 게스트룸의 순서로 보여드릴게요.
 

 

 

저희 집은 현관문을 열었을 때 뒷마당까지 이어지는 복도 공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예요.
 

 

 

작은 핸드폰 속 캘린더가 아닌 창문을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살고 싶었기에 복도만큼은 제가 원하는 그대로 통창과 갤러리 창, 뒷마당으로 나가는 미닫이 샤시까지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거든요.
 

 

 

갤러리창을 가까이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에요. 바깥에 에버 그린 화분을 두어 꿈꿔왔던 빅 픽처를 완성했답니다.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트리도 꾸며봤는데요. 내년에는 나무의 몸집도 더 커지고, 장식할 오너먼트도 늘겠죠? 처음부터 모두 갖추어진 모델 하우스 같은 집이 아닌, 조금씩 채워나가는 재미를 느끼며 점차 우리를 닮은 집이 되길 바라봅니다.

 

 

 

 

 

| 우드의 느낌을 살린 주방 겸 작업실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주방 겸 작업실이에요. 
 

 

 

주방은 낙엽 송판으로 천장 모양을 갖추고, 오일 스테인을 아주 얇게 덧칠해 우드 고유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어요.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주방 타일과 싱크대는 올 화이트로 깔끔하게 통일하고, 소가구와 소품류는 파스텔 계열로 선택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주방의 천고가 낮아 싱크대 상부 수납장 설치 또한 불가능해서 맞은편 기존 현관이었던 공간을 막아 상부에는 픽스창으로 채광을 최대한 확보했어요. 또 하부에 수납장을 두어 부족한 수납력을 보완하고자 했습니다.
 

 

 

주방은 집에서 일을 하는 제가 요즘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이에요. 확장형 식탁을 선택하니 혼자 있을 때에는 식탁 겸 작업대로, 손님들이 오면 다이닝 테이블로 필요에 따라 크기도 레이아웃도 바꿔 활용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더라고요. 확장형 식탁, 저처럼 작은 공간에 거주하시는 1인 가구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 무늬와 함께 하는 마스터 베드 룸

 

 

 

 

베드 룸은 천장 높이도 제각각, 돌출된 구조목도 가장 많이 발견된 독특한 공간이에요. 이런 특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목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침대가 들어갈 공간은 특히 천고가 낮은 데다 돌출보 까지 살렸기 때문에 헤드가 없는 평상형 침대로 개방감을 주고, 집안의 메인 컬러보다 밝은 우드 색상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지는 것을 완화시키고자 했어요.
 

 

 

제가 사용하는 침대 프레임은 KK 사이즈, 매트리스는 Q 사이즈예요. 매트리스보다 침대 프레임을 크게 쓰니 침대 한편에 테이블 조명과 책 등을 올려놓을 수 있다는 예상했던 장점과 반려견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스텝퍼 역할까지 해준다는 예상치 못했던 장점이 있었답니다.
 

 

 

거실이 따로 없는 저희 집은 베드 룸이 곧 휴게 공간이기 때문에 소파도 이곳에 함께 있어요. 파스텔 톤의 소파가 인테리어의 포인트가 되어준답니다.
 

 

 

이 집으로 이사를 오기 전, 이미 유기견 센터에서 반려견 ‘무늬’를 입양한 상태였고 개인적으로 반려견과 한 공간에서 자는 것이 서로의 정서에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소파, 펫 방석 등의 가구는 특히나 반려동물 친화적인 기능을 지녔거나 그런 소재인지를 최우선으로 따져서 골랐어요. 일룸은 펫 전용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로 반려 생활에 대한 고민이 깊은 브랜드라는 점에서 많은 가구를 이곳에서 선택했답니다.
 

 

 

 

 

| 수납을 책임지는 드레스룸

 

 

베드 룸에서 이어지는 드레스룸은 저희 집에서 유일하게 정형화된 공간이에요. 구옥 특성상 수납공간을 따로 만들기가 정말 어려웠기 때문에 다른 방들과 달리 천장 모양을 살리지 않고, 천장까지 공간 사이즈에 딱 맞는 모듈형 옷장을 넣어 수납력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습니다.
 

 

 

살림을 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뭐든지 일단 눈에 드러나지 않게 수납만 잘해도 그게 하나의 인테리어가 되어주더라고요. 드레스룸 입구 바로 위쪽으로 집의 구조가 지나가고 있어 입구의 높이는 키가 작은 저도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매우 낮아요. 그래도 불편함보다는 구옥의 매력으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시스템 옷장 역시 일룸의 테일러 시리즈입니다.
 

 

 

| 서울의 지인들이 쉬어가는 게스트룸
 

 

 

게스트룸은 본래 중간에 미닫이문 하나를 사이에 둔 두 개의 방이었어요. 앞서 소개한 현관과 현관 전실을 새로 만들기 위해 방 하나를 할애했기 때문에 기존보다 크기나 활용도가 줄긴 했지만, 우선은 서울에서 지인들이 놀러 왔을 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추후에는 큰 드레스룸이나 제 개인 작업실로 활용할 예정이랍니다.

 

 


 

 

집들이를 마치며

 

 

집은 저라는 사람의 취향을 부연 설명 없이 하나의 이미지로 보여주기 가장 좋은 수단이자, 계속해서 나다움을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나다운 공간일수록 편안하고 언제나 머물고 싶으면서 언제든 돌아가고 싶은 공간일 테니까요.

그럼 지금까지 저희 집을 유심히 구경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강릉이라는 지역을 선택해 저를 닮은 공간을 찾아다니고, 저희 집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보다 세세한 기록이 궁금하시다면 저의 블로그 연재글인 ‘주간 홍제동’ 을 확인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글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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