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제주는 우리의 삶의 방식에 가장 맞는 곳이 아닐까 싶어요. ”
저는 서른셋. 동양화 선생님이자, 화가입니다. 회사원 남편 그리고 고양이 ‘맨도롱'과 함께 제주도 서귀포시에 살고 있어요.
남편과 외국에서 만나 외국에서 결혼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어요. 도시에 살긴 싫어서 제주도를 생각했는는데, 우리의 삶의 방식과 잘 맞을 것 같더라구요.
무엇보다 한국에 오면 그림을 많이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살고 조용하면서 영감을 주는 제주는 제게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느리게 흘러가는 제주에서 살아요
평소에는 그림을 그리거나 도롱이와 자전거를 타거나 책을 읽어요. 날씨 좋은 날 동네 한 바퀴 돌면 운동도 되고 상쾌하고 기분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부부라 제주에서도 여행자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해요.
돌담 집
요렇게 예쁜 돌담길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오면 저희 집이 있어요.
저희 집은 제주 시골 농가예요. 물론 안은 현대적으로 조금 개조가 되었지만 여전히 바깥채도 있고 밭도 있고 돌담도 있어요. 개조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도 바깥채에 있는 화장실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을 거예요.
작업실
현관 바로 맞은편 작업실이에요. 집에 작업실을 만들어놓고 취미반 동양화를 가르치고 있어요.
이 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게 이 창살문이예요. 햇빛이나 불빛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것도 좋고 덥거나 공간을 넓히고 싶을 땐 문을 다 열 수도 있어서 좋아요. 무엇보다 옛날 집 고유의 느낌이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참고로 이 곳에 있는 가구들은 모두 오일장이나 가구거리, 중고센터에서 저렴하게 구입 한 것들이에요.
벌써 수업한 지 10개월이 다 되어가요.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고 그림 이야기도 하고 제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에요.
집에 나무 느낌이 많이 나죠? 저는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는 편이예요. 요즘 인테리어들을 보면 세련되고 감각적이지만 어쩐지 따뜻하거나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옛날 집이다 보니 집 그대로의 느낌은 그대로 살리면서, 이곳에 살며 추억이 생긴 물건들과 직접 그린 그림 등으로 공간을 채웠어요.
우리 집 문은 모두 나무 창살로 되어 있어요. 따뜻한 나무 창살의 느낌이 좋아 고치지 않고 그대로 냅뒀어요.
날씨가 좋으면 종종 이렇게 문을 열어두곤 해요. 도시에선 상상도 못 하던 일이죠. 문을 연다는 건 소통을 의미하기도 해요.
이웃집 분들이 채소나 과일을 따다가 살짝 두고 가시기도 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해요.
작업실 가장 안쪽에 마련해둔 제 개인 작업대에요.
의자에 걸려있는 빨간 담요는 아프리카 여행 갔을 때 마사이족에게 구매한 거예요 ㅋㅋ
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죠.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여기에 앉아 음악을 틀고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해요.
옛날 집이라 구조가 좀 특이해요. 현관과 작업실 사이 복도를 따라가면 주방이 따로 있어요.
다이닝 룸
주방을 그냥 요리하는 공간이 아닌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가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벽면에 제 그림을 걸어 두었어요.
식탁과 의자는 서문시장에 있는 가구거리에서 구매했어요.
조명만큼은 맘에 드는 걸로 골랐어요.
제주에 온 후 더 건강해진 밥상이에요. 마당에서 직접 따온 야채들로 음식을 하기도 해요. 그릇은 오일장에서 사 온 그릇들이에요. 오일장에 가니 저렴한 가격에 예쁜 그릇들이 많더라구요!
집의 외벽이 두꺼워서 창가 턱에 물건을 올려놓기가 좋아요. 창가 턱에 커피 머신을 올려두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모든 게 구비되어있답니다.
침실
침실 먼저 소개할게요. 침실은 최대한 심플하게 꾸미고 싶었어요. 원래 있던 매트리스를 이용했고 침대는 사지 않았어요. 대신에 예쁜 침대보를 사기로 했어요. 무늬가 없고 심플한 침대보를 찾았는데 그레이가 마음에 들더라구요.
도롱이는 저희만 없으면 자기 침대처럼 저렇게 침대를 차지한답니다.
침실은 저희 부부가 책도 보고 티비도 보고 도롱이랑도 노는 공간이에요.
창호지를 통해 햇살이 가득 들어와요~ 덕분에 불을 켜지 않아도 꽤 밝아서 좋아요.
제주에선 예쁜 가구를 구하기가 힘들어요. 싸고 좋은 가구를 육지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원래 주인이 두고 간 가구들을 이용했어요. 그냥 그 나름대로 집과 어울리더라구요.
거실
다음으로 거실을 소개할게요. 거실은 작업실과 문 하나로 통해있어요. 문을 떼어 버렸더니 허전해서 이웃집 아저씨께서 주신 황목 나무를 달아놨어요. 향도 나고 좋을 거 같아서 아무 생각 없이 달아놨는데 의외로 많은 분이 좋아하더라구요.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원래는 거실이고, 이곳은 사실 작은 방이에요. 처음에 아무 소품 없이 가구로 시작했던 모습이에요. 소파는 너무 갖고 싶던 거라 구매했구요, 살면서 채워가려고 아무것도 장식하지 않았어요.
*1인 체어 - 제주도 서문시장 가구거리에서 구매
이것저것 물건들이 생기고 난 후의 모습이에요.
집에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에 인테리어만을 목적으로 소품을 사지 않았어요. 살면서 채워나가자 하고 비워두었지요.
여기저기 어딜 가거나 여행 갈 때마다 예쁜 것들을 사모아서 집에 놔두었어요. 지저분하거나 통일성 없을지도 모르지만 모두 이야기가 있고 추억이 있는 물건들이라 볼 때마다 너무 좋습니다.
제주엔 오일장이 열리는데 그곳에 가면 한국적인 예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요. 쇼파 앞 티테이블로 사용하는 것도, 오일장에서 몇만 원에 사 온 뒤주에요.
뒤주 안에는 생활용품을 수납해두고, 식탁으로도 사용하고 있지요 :)
친구들이 오면 이렇게 초를 켜놓고 맛난 음식과 술 먹으면서 밤새 수다를 떨어요.
제주엔 철마다 다른 꽃들이 펴요. 길에 들꽃들도 가득하구요. 자전거 타러 갔다가 마음에 드는 꽃이 있으면 조금 꺾어와서 이렇게 집에 꼽아둔답니다. 따로 꽃을 살 필요가 없어요.
방에 원래 창호 문이 있었는데 거실이라 문이 있으면 불편할거 같아 떼어내고 한쪽 벽에 두었는데 그대로가 인테리어 같아서 그냥 두었어요.
통나무와 뿔소라는 밖에 나갔다가 예뻐서 주워왔어요. 집 앞마당에서 주워온 감이나 귤 같은 것을 통나무 위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너무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되더라구요^^
한쪽엔 귤 바구니가 있어요. 저희 마당엔 귤,백리향,천리향,한라봉 등등 모든 종류의 귤들이 있어요. 수확 철이 되면 이렇게 한가득 따와서 쌓아놓고 먹어요. 육지에선 참 비싼 과일들인데 이렇게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해요.
창문에는 커튼 대신 남는 천을 달아두었어요. 도롱이가 좋아하는 곳이에요. 뭘 보고 있는 걸까요ㅎㅎ;
현관입니다. 문을 열어 놓자니 너무 보이고 닫아놓자니 답답해서 레이스 커튼을 입구에 달았어요. 커튼이 바람에 살랑살랑 거리는 게 너무 예뻐요. 현관은 신발만 가득하고 칙칙한 공간인데 요렇게 해놓으니 조금 생기가 생기는 거 같네요.
계절의 느낄 수 있는 곳
눈 왔을 때 저희집 풍경이에요. 흔지 않게 폭설이 왔는데 너무 예뻐서 찍어놨어요.
아파트 살 때는 항상 빨래 말리는 공간이 문제였는데 마당이 넓으니 빨래를 말릴 때 아무 문제가 없어요. 햇볕 쨍쨍할 때 널어놓으면 뽀송뽀송 너무나 잘 마른답니다.
불을 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날 좋을 때는 밤에 이렇게 마당에서 고기도 구워 먹을 수도 있어요.
자연이나 바다를 좋아하는 우리가 언제든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이었어요.
이제 어떤 것을 더 사거나 꾸밀 계획은 없어요. 다만 계속 추억이 쌓이는 집을 만들고 싶어요.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늘어나고 사람들과의 기억이 공유되는 집이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있어서 집은 house가 아니라 home의 개념이에요.
어떤 장소에 어떤 집이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저희가 편하게 쉴수있고 살게된 장소에 중심이 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이 집에 살다가 제주 어디에 있게 될지 어느 집에 있게 될지 다른 나라에 있을지 아직은 계획이 없지만 아직은 다양한 곳에서 살면서 다양한 느낌의 집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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