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남편과 저의 직업이 건축분야다보니
앞으로의 집에 대한 방향성은 무한히 열려있어요."
조금 있으면 두돌이 되는 아이의 엄마입니다. 건축가인 남편과 셋이서 단란하게 살고 있어요. 사실 저도 건축을 전공했는데요. 결혼 하고 일을 잠시 그만두었었는데, 최근에 다시 프리랜서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알바알토라는 핀란드 건축가를 좋아해요. 임신하기 직전에 남편과 알바알토의 건물만 보기위해서 핀란드를 다녀왔을 정도랍니다. 그의 자연스럽고 따뜻한 건축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자연소재와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좋아하거든요.
거실이자, 다이닝룸입니다.
이사 온지 한 달 된 집이에요. 적어도 집만큼은 어지럽지 않고 말간 공간이었으면 해서, 가구나 소품도 튀지 않고 무던하게 녹아드는 것들을 두는 편이에요.
대충 큰 것들만 정리를 끝냈고, 아직 부분적으로 정리가 안 된 부분이 많아요. 달 곳을 찾지 못한 채 그냥 세워둔 액자도 그 중 하나랍니다.
건축가인 남편이 취미로 목공을 하는 덕에 직접 만든 원목가구들이 많아요. 조금 투박해도 쓰임새가 충분하여 제게는 더할나위없는 것들입니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문
별거 없는 소박한 공간이지만, 목문이 참 멋있죠? 빈티지 문을 새로 맞춰 달았냐고 많이들 물으시는데요, 원래부터 있었던 문이에요. 30년도 넘은 오래된 아파트라, 나름 우리나라 건축 수명 기준에선(?) 빈티지인 셈이죠.
이건 처음 이사 오고 막 정리를 끝냈을 때의 모습인데요, 바로 이전 사진과의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문 색깔이 하얀색이죠. 원래 사시던 분이 하얀페인트로 거실 쪽 부분을 칠해놓으셨더라고요. 이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베란다 쪽에서 보니 그쪽은 페인팅이 안된 채로 원목이 그대로 살아있었어요.
원목인데다 색깔, 오래된 느낌이 너무 예뻐 앞뒷면을 바꿔달았어요. 덕분에 다시 빈티지 느낌이 나는 문으로 돌아왔죠. 부분적으로 페인트가 묻어있는 곳이 있어서 남편이 샌딩만 좀 해서 정리를 했어요. 돈 한 푼 안들이고 분위기가 확 달라졌답니다.
목공하는 남편의 작품들
현관쪽이에요. 원목서랍장은 남편이 만들었어요. 검은색 서랍은 이케아제품이구요. 이케아 서랍사이즈에 맞춰 일부러 제작했어요. 신발장으로 쓰기엔 너무 아까워 깨끗한 아기신발만 보관하고 여러 가지 수납용으로 쓰고 있어요.
사실 이 서랍장은 아이방 수납을 위해 만든거였는데요. 예전 집에서는 위 사진처럼 아이 침대 옆 공간에 있던 가구였죠. 같은 가구 다른 느낌으로 잘 쓰고 있답니다.
남편이 만든 가구가 또 하나 더 있는데요. 그건 바로 현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화장실 앞 수납장이에요.
이사오기 전 집의 화장실 벽수납장으로 만들었던 건데, 지금은 그냥 화장실 밖에 두고 쓰고 있어요. 수건과 휴지를 보관하고 있죠.
선반장의 또 다른 용도
여기는 주방이에요. 원래 갖고 있던 선반장을 활용해서 파티션 벽을 만들어주었어요.
이사 오기 전의 선반장 모습이에요. 결혼할 때 이 선반장 3개를 샀는데요, 신혼집에는 길이가 딱 맞는 벽이 있어서 3개를 나란히 놓고 썼어요.
새로 이사 온 집은 놓을 곳이 애매해서 고민이 많이 됐는데, 오히려 이전 집 보다 활용도가 높아진 것 같아요.
수납도 더 유용해졌고, 주방을 다른 공간과 분리해줘서 좋아요.
완전히 막혀있지 않아서 요리할 때 거실과 아이방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선반장 뒤쪽으로는 조리대와 냉장고를 두었어요. 조리대도 남편이 만들었는데, 밥솥을 보관할 수 있고 수납도 효율적이에요. 저희는 냉장, 냉동고가 분리되어있어서 냉동고는 주방다용도실로 빼고 냉장고만 안에 두었어요.
문이 없는 방, 가족방
혹시 현관에서 오른쪽으로 어둠에 휩싸인 검은 공간이 보이시나요?
불을 켜면 보일듯 말듯 보이는 이곳은 가족실이에요. 쇼파와 선반장 하나, 티비만 있는 작은 방이랍니다.
쇼파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문은 살짝 떼어두었어요. 대신 대나무 발을 달았죠.
드나들 때마다 나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좋구요, 특히 아이가 제일 좋아해요. 아이가 많이 만지고 놀아서 밑 부분이 일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또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어요.
여기서 분위기 있게 영화....잘...못보구요, 대부분 뽀로로를 본답니다ㅎㅎㅎㅎ
가족방이라 쓰고 뽀로로방이라 부릅니다. 흑
아이들의 로망 이층침대
아이방이에요. 아이방에 장난감을 많이 두지 않는 편이에요. (많이 사지 않는 편이기도하구요) 잘 안가지고 논다 싶은 건 베란다 수납함에 따로 정리해두고, 한번씩 번갈아 꺼내준답니다. 이전 집보다 방이 좀 더 넓어져서 책꽂이와 책상을 마련해 주려고해요.
이건 이사오기 전 집의 사진이에요. 아이는 하나지만 과감하게 이층침대를 구매했어요. 벙커공간을 갖고 싶었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도 가능해요.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죠.
실제로 저 벙커공간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에요. 인형들을 모아두고 알전구를 켜고 ‘작은별’노래를 부르며 놀아요. 조금만 더 크면 다른 형태로 바꿔줄 생각이에요.
이층침대 옆 공간은 서랍장과 행거로 수납을 하고 있어요.
침대방 혹은 손님방
마지막으로 주방 오른편에 있는 침대방을 소개할게요. 손님방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직 아이방에서 온가족이 함께 자기 때문에, 손님이 오시면 주무시는 방으로 쓴답니다.
커튼 뒤로는 옷이 수납되어 있고, 벽선반을 설치해서 수납과 컴퓨터 공간을 해결했어요.
언젠가 그리울 우리 집
저에게 집이란, ‘언제간 그리울 공간’이에요. 매일 보는 장면이라 익숙하고 새로울 것 하나 없는 곳이 집이기도 하지만, 이 곳에 머무는 동안의 시간, 풍경... 언젠간 사라질 것들이잖아요. 어렸을 때 집에서 찍은 사진앨범을 보면 그때가 참 그리워요.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더 그런거겠죠?
아직 두돌도 안된 아이가 나중에 크면, ‘너 이렇게 따뜻한 집에서 살았었다.’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매일 손으로 쓸고 닦고, 사진으로도 남겨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기억하려고 해요.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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