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아무것도 없던 집을 채우고 정리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것이
뚜렷해지는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제 결혼한지 한 달 된 새댁이에요:) 결혼 후 남편을 따라 타 지역에 지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다닌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조금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라고 했고, 저 스스로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고민해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잠시 휴식기를 보내고 있어요.
작은 집부터 천천히
처음에는 큰 집에서 살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의 집이 갖고 싶었구요. 그러다 미니멀리즘을 접하면서 ‘벌써부터 무리해서 큰 집, 내 집을 구할 필요는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전세집부터 시작하자고 마음 먹었죠.
집을 구할 당시 제가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 남편 혼자 고생을 많이 했는데, 딱 하루 시간 내어서 함께 집을 봤었어요. 여러 집을 다니면서 절망에 빠졌고 정말 집이 없나봐.. 아무 집이나 해야 되나.. 하던 찰나에 지금의 집을 만나게 되었어요. 처음 집에 들어온 순간 “와! 이 집이야"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래되어 군데군데 벗겨진 곳도 있지만 그마저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반해버렸습니다. 채광이 잘되어 집이 밝았거든요.
전용면적 49.97 ㎡에 방 2칸 화장실 1칸의 20년 된 집입니다. 아무래도 전세다보니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하고 바꾸는 건 내키지 않았어요. 전에 사시던 분들이 깨끗하게 사용하셔서 벽지와 스위치, 전구 교체만 했습니다. 비용은 60만원 정도 들었구요.
군더더기 없는 가구와 소품으로만
큰 꾸밈없이 무난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길 바랬어요. 그리고 가벼운 집이고 싶었어요. 가구는 따뜻한 원목 느낌이 충만한 것들과 화이트 계열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골랐구요.
불필요한 가구는 두지 않았어요. 화려하고 값비싼 소품들도 없죠. 지극히 소박하고 가벼운 공간이에요.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저희 부부는 이런 밋밋함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작은 소품 하나로 밝은 현관 만들기
현관부터 찬찬히 소개할게요. 유일하게 저희 집에서 셀프 시공한 공간이에요. 밝은 현관을 위해 나무 무늬의 신발장에 하얀 시트지를 붙여 리폼했습니다. 시트지 하나로 밝고 넓어보이는 현관을 얻었습니다:)
현관문도 함께 바꿀까 했는데, 지내다보니 그럭저럭 지낼만해서 그냥 두었어요. 여름을 맞이해 유칼립투스 한 단을 구매했어요. 저렴한 가격이지만 제법 양이 많아 나누어서 현관에 살짝 걸어두었어요.
신발장 위에 작은 향초를 두었답니다. 캔들홀더를 구매할까했으나 집에 사용하는 작은 종지 위에 향초를 올려두었더니 그럴싸한 모양새가 되었어요. 새로운걸 구매하려고 하기보다 집에 있는 물건을 활용해볼 수 없을까 먼저 생각해보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어요.
오래된 집이다 보니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데요. 색 바랜 두꺼비 집을 뽀얀 행주로 슬쩍 가려주었어요. 저렴한 가격으로 보기 싫은 부분을 가릴 수 있습니다.
맨 얼굴의 주방
현관을 따라 쭈욱 들어오면 주방이 먼저 나오는 구조에요. 시공없는 원래 그대로의 주방입니다. 작은 주방이기에 조리기구는 최소화하여 싱크대에 나와 있는 물건이 거의 없도록 했어요.
주방 안쪽에 작은 다용도실이 있는데요. 렌지와 밥솥 그리고 접이식 의자를 보관하고 있어요. 사진 좌측에 있는 가구도 접이식 식탁이에요.
식탁과 의자 모두 접이식이라서 공간 활용을 다양하게 할 수 있어요. 사용하지 않을 때는 모두 접어서 따로 보관하니 보다 넓게 공간을 쓸 수 있죠.
정면에 보이는 그림 뒤에..보일러 조절계가 있어요! 집에 굴러다니는 상자에 엽서를 붙인 뒤 조절계 위에 슬쩍 얹어주었어요. 간단한 방법으로 액자 못지 않은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가지고 있는 소품들 위치를 바꾸어가며 분위기를 달리하고 있어요. 최근에 선물 받은 스피커를 이곳저곳 올려두고 있는데요. 노래 들으며 바닐라아이스를 떠먹으니 여기가 천국이다 싶더라고요:)
작지만 넓은 거실 활용법
주방 옆으로는 바로 거실인데요. 정말 아무것도 없죠? 에어컨도 최근에 설치한거라 이전에는 더 아무것도 없었어요. 과거에 저는 소품 사모으는 것을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늘어 놓는 것도 매우 좋아했어요. 그런데 이사와 퇴직 준비를 하며 제가 쌓아둔 물건들이 너무 많다보니 정리가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버리기’를 시작했어요. 그렇게 미니멀리즘을 접하게 되었지요.
점점 비워지는 방들을 보면서 시원함을 느꼈어요. 이번에 이사하면서도 많은 것들을 버렸죠. 그런데 버려도 계속 물건이 나오더라고요. 언제쯤 딱 적당한 물건들만 남을까요? 그래도 신혼집에 물건이 많이 없어서 어지를 것도 없고 지나가다가 슥- 치우면 되기에 부담이 없어요.
거실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소파는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커다란 베개를 등받이로 사용하고 있어요. 바닥이 차갑다고 느껴질 때는 매트를 깔아서 생활하고요. 여기에 작은 접이식 탁자를 두고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작업을 할 때나 간단하게 식사를 할 때 사용해요.
사용하지 않을 때는 냉장고 옆에 탁자를 기대어 보관해요. 그 옆에는 간단한 청소도구를 두었는데, 바닥에 먼지가 보일 때 바로바로 정리하는 편이에요.
거실장은 낮은 걸로 선택했어요. 덕분에 거실이 넓어보이고 바닥 생활을 하는 저희에게 딱 맞아요. TV장 오른편에는 가벼운 접이식 수납함을 두어서 노트북을 보관하고 있어요. 오른쪽 위에는 빛 바랜 인터폰을 가리기 위해 엽서 붙인 상자를 살포시 올려두었고요.
콘센트가 엉뚱한 곳에 있어서 완벽하게 정리가 된 건 아니지만.. 전선을 수납할 수 있는 멀티탭으로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해두었어요.
작지만 넓은 거실입니다. 언제나 이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다음으로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침실 공간을 소개할게요.
커다란 창문이 있는 침실
침실에 커다란 창이 있어서 채광이 아주 좋아요. 햇살과 하얀 침구가 만나서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죠.
그리고 먼지가 쌓이는게 싫어서 따로 커튼 안달고 버티고 있는 중이에요. 아침을 밝게 맞이하는 것도 좋구요. 하지만 겨울이 되면 방 온도를 보고 다시 생각해보려고 해요.
침대 옆으로 작은 협탁, 거울 그리고 책장이 있습니다. 침대만 두고 싶었지만 공간의 제약으로 몇 가지의 가구를 둘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작은 가구들을 선택해서 전혀 답답해 보이지 않아요.
이사 오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던 책들을 중고로 정리하고 몇 가지의 책들만 가지고 왔어요.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전자책으로 받아봅니다. 책장 맨 아래 칸에는 남편의 책들과 서류들을 하얀 파일 박스에 담아 깔끔하게 보관했어요.
책장 위에는 좋아하는 포스터와 엽서를 두었어요. 남편이 퇴근 후 차 키와 시계를 놔둘 곳이 필요해 작은 소쿠리도 두었고요. 굴러 다니는 상자에 엽서와 디퓨저를 보관하고 북앤드로 활용하고 있어요.
현관에서 한번 만났던 유칼립투스. 작은 화병에 넣어 침실 협탁 위에 올려두었어요. 굳이 비싼 소품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요.
요 아이도 주방에서 한번 만났었죠? 침대 프레임에 딱 맞더라고요. 사이즈가 작아 여기저기 가지고 다니면서 음악을 듣고 있어요.
책장도 여름을 맞이해 산뜻하게 변화를 주었어요. 파일함 속에 있던 것들을 비워내고 나와 있던 책들을 비워낸 파일함에 채워 놓았어요. 되도록 책장을 다 채우지 않으려고해요. 텅 빈 공간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끼려구요.
책장 위에 디퓨저 홀더는 화병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에요. 미니멀리즘이라고 소품을 구매하지 않는 건 아니랍니다. 다만 물건을 구매할 때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지 한 번 더 생각해요.
수납 공간 혹은 데코 공간
수납을 위해 화장실 옆에 서랍장을 두었습니다. 수건, 휴지, 청소용품 등 각종 물건들을 수납하는데 잘 사용하고 있어요. 그 옆에 빨래바구니도 있어서 씻고 나오면 바로 빨래감들을 넣어둔답니다.
수납장 위, 이 공간이 별다른 특징이 없는 저희 집에서 나름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곳이에요. 식물 키우는 능력이 없는 제게 드라이플라워는 최고의 데코 소품이에요. 여기에 디퓨저나 향초를 두어 좋은 향이 집 안을 가득 채우도록 했고요. 액자에는 청첩장을 담아 추억을 보관하고 있어요.
미니멀과 가장 멀리 떨어진 공간
이곳은 현관 바로 옆의 작은 방입니다. 미니멀을 실천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옷’인데요. 아직 미니멀리스트의 옷장까지는 멀었지만 최대한 깔끔하게 수납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계절에 맞지 안은 옷들은 수납박스에 잘 개어 보관하고, 계절에 맞는 옷은 행거에 걸어 두고 있어요.
행거 맞은 편에는 수납장과 화장대가 있어요. 약간의 소품으로 심심하지 않게 포인트를 주었고, 화장품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열고 닫을 수 있는 화장대를 선택했어요.
드라이기를 화장대 밑에 스윽 정리해둔 모습입니다. 이 파일박스는 저희 집 여러 곳에 포진해서 정리를 도와주고 있는 고마운 아이템이에요. 추천합니다:)
측면에는 청소도구와 다리미를 두었고요. 모두 화이트 색상으로 된 제품을 선택해서 비교적 깔끔해 보여요.
아직은 미완성 미니멀리스트
“미니멀리스트에요" 라고 저를 소개할 수는 없어요. 아직도 ‘이걸 왜 샀을까?’하는 물건들이 있고, 소품 사는 것도 옷을 구매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물건을 대할 때 신중을 기하게 되고, 미리 사는 버릇이 줄어들었어요. ‘사고 싶다. 나중에 사야지' 하다가 못사는 경우도 있고요. 물건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전세집이기도 하고 딱히 저의 손이 많이 간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처음 이 집을 보았을 때의 느낌 때문일까요? 벌써 정이 많이 들어 정말 우리 집 같다는 느낌이 있어요. 지금 이 공간에 너무 만족해서 서둘러 새로운 집으로,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요. 하지만 언젠가 이 집을 떠나게 된다면 가볍게 떠나고 싶어요.
후에 새로운 공간을 만나도 지금처럼 밋밋하지만 편안하고 가벼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지금처럼 군더더기 없는 가벼운 상태로.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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