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7 11:55

제주도, 빈티지한 감성이 잘 녹아든 스테이
#제주     #이색공간     #빈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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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행가서 푹 쉬다올까?”

 

지친 일상,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여행이 트렌드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감성에 맞는 여행지를 찾아가 오래 머물다 오는 것을 선호하는 이른바 ‘스테이케이션’<체류(Stay)와 휴가(Vacation)를 결합한 신조어>이 늘어 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제주도 용담해안도로 앞, 빈지티하면서 감각적인 분위기를 가진 <부르네 스테이>를 찾아갔다. 파도치는 소리마저 낭만적인 제주의 온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이곳, 부르네 스테이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인터뷰했다.

 

 

부르네는 원래 전복가게였어요.

 

반갑습니다. 저는 부르네 스테이 운영자 샐리입니다. 저희 스테이는 10년 된 건물인데요, 부모님이 예전에 민박, 전복집으로 사용하셨던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내부에 각기 다른 8개 컨셉의 스테이를 만들어 운영 중이에요.

 

부르네는 “누군가가 부른다”라는 뜻이에요. 부모님께서 횟집을 운영하실 때의 많은 사람들이 찾길 바라며 사용하신 가게 이름인데 스테이를 만들 때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싶었어요. 동생과 의논 후, 부르네 이름에 스테이를 덧붙여 부르네 스테이로, 1층은 카페, 레스토랑을 겸한 펍을 운영 중이에요.

 

 

제주는 제 고향이에요.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까지 유년시절을 보내고 육지로 올라가 대학을 다녔어요. 그러다 좋은 기회가 생겨 호주에서 현지 가족과 함께 1년간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에만 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까 늘 다른 곳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저는 어린 마음에 더 멀리 떠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여행지에서 많은 영감을 얻다.

 

여행을 좋아해요. 호주 호스트 가족이랑 1년 내내 살면서 여행도 같이하고.. 해외이다 보니 환경이 달라 다른 것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호주에서 처음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일반 호텔과 달리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정말 그곳에 살아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테리어 관심이 많아진 건 그때부터인 것 같아요. 살아보는 여행에 매료된 후 공간에 관심이 많아져서 지금의 부르네 스테이를 만들 수 있었죠ㅎㅎ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얻은 인테리어 영감들과, 제가 모았던 빈티지 소품을 이용해 다양한 컨셉으로 꾸민 부르네 스테이의 공간을 만나볼게요 :D

 

 

민박집으로 사용했던 Before 모습..!

 

저희 건물은 이전에 민박집이었고, 부모님께서는 다른 일도 동시에 하시느라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워 장기 투숙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공간 자체는 엉망이 되어버렸죠.

 

벽지도, 바닥도, 천장도 모두 쓸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전부 걷어내고 군더더기 없는 처음의 모습으로 돌려보기로 했어요.

 

공간을 구상할 때, 이 전에 있던 민박집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우선이었습니다!

 

 

러프한 스타일의 블랙 룸

 

일일이 공사를 맡기고 직접 디자인하여 지금의 brne stay로 완성되었어요! 공사기간에는 매일 아침 6시 반~7시에 작업하시는 분들이 오셨는데, 저도 매일 공사현장을 관찰하고 작업 기간 내내 붙어있으면서,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서 고민하고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재밌었어요. 제가 시도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었거든요. 부르네를 운영하기 전에 잠깐 동안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을 했었어요. 거기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배우고 부르네에 새롭게 적용을 했죠!

 

(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parksojeong__ )

 

 

이렇게 블랙으로 작업했을 때 부모님께서 정말 많은 반대를 하셨어요. 벽의 마감부터, 침대 틀 자체도 그렇고.. 숙박업체의 기본인 TV가 안 들어간다 했을 때 너무 놀라신거에요. 그러면 누가 오겠냐.. 하시면서 말이에요. 그때부터 차근차근 부모님께 제 생각을 전달하면서 점점 제 색깔이 뚜렷해진 것 같아요.

 

블랙 룸은 다른 룸들에 비해 여행했을 때 받은 느낌들이나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 진하게 베여있는 방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처음 룸 색상을 들었을 때 블랙은 무섭다며 다른 곳을 보여달라 하셨었어요. 그만큼 손님들에게 다가가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던 공간이에요.

 

그렇지만 뚜렷한 느낌이 배어있는 만큼 지금은 화이트 룸 다음으로 빨리 마감되고 있어요!

 

확실히 다른 룸들에 비해 어두운 편이지만 블랙 다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화이트룸(A타입) Before

 

여기는 저희 stay에서 가장 인기 많은 화이트 룸(A Type)의 Before에요. 건물 위층 꼭대기에 있어 다락방처럼 천장이 높아 좀 더 시원하게 트이고 밝은 느낌이 있죠.

 

 

화이트룸(A타입) After

 

리모델링 후 화이트 룸의 모습입니다!ㅎㅎ 이 공간은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에 손님들이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느끼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에스닉한 러그와 라탄 조명, 그리고 부모님이 가지고 계시던 거울까지 최대한 빈티지하게 꾸며보았어요. 거울이나 화분 등의 소품은  부모님이 오래전부터 쓰시던 것을 최대한 살려서 사용하고 있어요.

 

화이트 룸은 대나무로 엮은 러그와 나무 테이블, 화분 받침까지 옅은 갈색이 들어가도록 소품을 비치했어요. 다른 stay에 비해 가로가 긴 형태의 공간이에요. 공간을 풍성한 식물로 채우고자 가지가 많은 “셀렘”이라는 식물을 메인으로 뒀어요!

 

나무 테이블에는 귀여운 보스턴 고사리가 있어요. 해외로 여행 갔을 때 한국과 달리 어딜 가나 식물이 많기도 하고, 태국 같은 경우는 인테리어의 완성이 거의 식물인 것 같더라고요.

 

저희 숙소가 워낙에 러프하다 보니 마감 전까지 공간의 완성도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아 어떡하지?라는 반응이 나왔었어요. 고민하던 찰나에 플랜 테리어(plant+interior)라는 개념을 접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식물이 빈 공간을 조화롭게 채워주는 것 같아요.

 

다른 공간에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많이 보일 텐데 공간에 맞는 식물을 계속해서 찾아낼 예정이에요:)

 

 

분위기 깡패, 밤에는 빔으로 영화보기!

 

각 방에는 영화를 볼 수 있게 빔 프로젝터를 두었어요. stay에서는 TV 대신 책이나 그림, 바다를 보시면서 쉬시라는 의도로 TV를 없앴는데, 빔이 더 메인이 되더라고요ㅎㅎ

 

stay의 벽 자체가 러프(Rough:표면이 고르지 않은) 해서 빔을 쐈을 때, 그 느낌이 좋아 영화를 더 많이 보시는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들 중 색감이 좋은 영화로 몇 가지 준비되어 있어요. 직접 보시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USB에 담아오심 가능합니다 :)

 

 

화이트룸(B타입) Before

 

여기는 현재 화이트 룸 B 타입으로 쓰고 있는 방의 과거 모습이에요. 이 공간도 천장, 바닥, 벽 모두 뜯어내어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았어요.

 

 

화이트룸(B타입) After

 

기존의 화이트 룸(A type)에 비해 천장이 기울어지면서 불규칙하게 마감되어있는데, 재밌게 살리고 싶은 부분이라 있는 그대로 러프하게 표현했어요.

 

벽면 쪽 조명도 천장에 맞게 기울어지도록 달아놓았고요ㅎㅎ

 

이 공간에는 열매가 달린 나무를 손님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서 레몬 나무를 두었어요.

 

원래는 금감 나무(낑깡나무)를 두고 싶었는데 레몬이 열리는 걸 보고 너무 예뻐서 고민도 없이 바로 레몬 나무로 결정했어요.

 

이 공간엔 빔 방향을 침대 머리맡으로 하면 화면이 베개 바로 윗부분으로 떨어지면서 공간이랑 정말 잘 어울리고 더 예뻐요. 저보다 사진을 더 잘 찍으시는 손님들의 포토존이랍니다ㅎㅎ

 

 

제주의 바다를 담은 그린룸

 

그린 룸은 너무 차갑지 않은 파스텔 톤의 그린을 만들고 싶어서 페인트 아저씨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여러 번의 조색 끝에 맘에 드는 색이 나올 수 있었어요!

 

커다란 대나무 조명에서 빛이 새어나갔을 때 벽에 부딪히는 부분을 그린 룸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테이블에는 손님이 그려주신 그림, 그리고 “지구 방문자”라는 곳에서 구입한 그림과 @artvonjot 님의 DE LIGHT(사진집)이 들어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그림을 좋아해서 얼마 전에는 좋아하는 작가님의 실크 스크린 수업을 받으러 서울까지 다녀오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테이블에 있는 사진집의 실제 작가님께서 일주일 정도 묵으셨는데, 공간을 채워주시던 책의 주인분과 실제로 인연이 닿아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

 

 

바다가 잘 보이는 머스타드룸

 

머스타드룸은 옅은 겨자색 컬러로 한쪽 벽면에 포인트를 주고 다른 부분은 모두 화이트로 도색했어요.

 

베란다가 길고 룸 안에 있을 때 바다가 가장 많이 보이는 타입이에요.

 

기다란 테이블과 비슷한 사이즈의 러그를 침대 옆으로 비치했어요. 테이블을 살짝 돌리면 간단하게 맥주 마시면서 영화를 보실 수도 있고,

 

바다가 잘 보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저녁시간에 노을이 질 때 가장 이쁜 거 같아요^^ 이상, 부르네 스테이 소개는 여기까지고요! 이제 막 새로 시작한 부르네 비어 가든을 보여드릴게요 :)

 

 

 

비어가든 Before

 

1층 비어 가든 공사할 때의 모습이에요. 저는 이 장소가 비어가든을 운영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바다 바로 앞이고.. 노을 지는 시간에는 정말 예뻐요ㅎㅎ

 

공사하면서 적지 않게 사기도 당하며 우여곡절의 순간도 있었어요. 어리다며 무시당하기도 했었고요… 마지막에는 맞는 분들이랑 작업이 잘 되어서 지금 비어 가든의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비어가든 After

 

너무 트랜디한 것보다는 빈티지를 좋아해서 비어 가든 또한 자연스럽게 꾸며보았습니다. stay와도 그 느낌이 너무 어긋나지 않길 바랐어요. 소품들은 해외여행하면서 제가 일일히 모았던 제품들이에요. 빈 캐리어에 가득 넣어서 추가 요금까지 붙이며 국내로 들여왔는데, 집에 방치되어있던 소품들이 이제야 제 자리를 찾고 빛을 발하는 것 같아 너무 뿌듯해요:)

 

비어 가든은 골드 포인트를 맞춰서 황동이나, 골드를 많이 배치했어요. 손님들이 보다 공간을 여유롭고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제주도는 보통 힐링여행으로 많이 오시잖아요. 여행을 하고 노을 진 바다를 보며 자유롭게 이 공간을 사용하실 수 있도록 운영하고 싶었어요.

 

이쪽의 테이블은 도로의 수로(하수구)커버로 쓰이는 그레이팅(grating)을 올려 만든 테이블인데, 저희 부르네 식구들이 아이디어를 내놓고 재미있게 만든 거예요. 소파도 벽돌 위에 놓고 조금 더 빈티지스럽게..!! 손님들이 오셔서 그냥 쉬더라도 재밌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게 만들었어요.

 

비어 가든은 조리와 플레이팅을 손님들께 보여줄 수 있도록 오픈 키친으로 만들었어요.

 

같이 시작하는 비어 가든 식구들이 있었기에 더 자유롭고 더 파이팅 넘치게 오픈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처음 하는 거지만 함께해서 더 의미 있다고 해야 할까요?

 

부르네 식구들과 여행을 다니며 메뉴 개발도 계속해서 할 예정이고 stay 또한 제가 여행하는 동안에 받는 영감에 따라서 또 다른 분위기로 달라질 것 같아요. 너무 똑같은 공간만 지속하기보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brne가 되고 싶어요.

 

 

Brne stay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제 욕심이 가득한 공간이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많은 부분이 표현된 공간! 앞으로도 brne를 통해 제주를 여행하는 동안 즐거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주 부르네에서 만나요!

 

 

부르네스테이

제주시 서해안로 376

http://blog.naver.com/sallybe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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