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어서 와, 이런 집은 처음이지?”
2017년 11월 1일. 아직도, 앞으로도 그날만큼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는 김동희, 김은희씨 부부.
두 사람이 집을 찾아 헤맨 지 1년여, 50채에 가까운 집을 보고서야 꿈에 그리던 집을 만난 날이다.
30년이 다 된 낡은 집이었지만, 그동안 생각해온 조건에 가장 부합한 집이기도 했다. 조용한 주택가, 작은 마당이 있는 해가 잘 드는 2층 남향집, 공원과 도서관이 가까이 있고 무엇보다 어떻게 고치면 되겠다는 구상이 딱 떠오르는 곳.
집을 계약한 후엔 숨 돌릴 틈 없이 리모델링 해줄 업체를 찾는 데 바쁜 시간을 보냈다.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관련 서적도 많이 찾아가며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공정마다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감이 오질 않아 철거, 창호, 도배, 바닥 등 하나하나 개별 견적을 받아보고, 원하는 리모델링 공정이나 인테리어 이미지를 파일로 정리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부부의 소소한 노력이 더해져 가장 마음에 드는, 마음이 잘 맞을 거 같은 한 업체를 선정했다.
집은 연식에 비해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었고 기본 구조도 좋아 웬만하면 기존의 모습을 간직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1989년 낡은 벽돌집
1989년에 지어져 30년 가까이 된낡은 벽돌집. 외부마감재가 벽간 벽돌인게 좋아 외부 공사는 거의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내부의 벽과 천장은 서기목으로 되어 있어 어두워 보였고 단열재 공사도 필요해 계단실의 벽과 바닥, 방문과 문틀을 제외한 벽, 바닥, 천장의 마감재는 모두 뜯어내야 하는 상황이였다.
“예전부터 조금은 불편하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오래된 것의 가치를 알고 소중히 다루는 방식을 좋아했어요. 이 집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요. 집을 고치며 계단과 방문, 외벽 등을 그대로 둔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죠.”
새집처럼 완벽한 수리보다 이 집의 세월에 두 사람의 취향을 살짝 보탠다는 생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Kitchen
다양한 용도로 나뉘어 있는 1층은 아치 형태로 벽을 뚫거나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모든 공간이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Dining Room
특히 주방과 마주한 다이닝룸은 부부가 가장 사랑하는 공간.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가구와 조명이 한자리에 모여 만든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책을 읽는 일상이 그들에겐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1960년대 덴마크에서 만들어진 다이닝 테이블, 1970년대 제작된 보루네오 티크 서랍장, 1952년 퍼스트에디션인 앤트 체어, 1958년 처음 탄생한 루이스폴센 ph5 등 오랜 시간이 쌓인 물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Workroom
희은 씨의 작업실이 될 해 잘 드는 공간
작업실이 될 공간에 4면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방문을 열어두면 모든 공간이 하나로 연결되어 개방감을 준다.
예전 집의 추억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계단실. 2층으로 오르다 보면 나무 벽 뒤로 작은 공간이 있다. 어릴 적 집 안에서 숨바꼭질을 했다면 선택했을 것 같은 비밀스러운 장소다.
Bedroom
채광 좋은 곳에 자리한 침실. 창 앞 좌식 공간 아래는 활용도 좋은 수납장을 짜 넣어 계절 지난 이불 등을 보관한다.
따스한 남향의 빛이 드는 집. 두 사람이 이 집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2층 복도에서 바라본 계단. 현재와 과거가 같은 장소에서 이어지는 듯하다.
Library 🔜 child room
서재로 사용 중인 방은 추후 아이 방으로 꾸며줄 예정
Living room
거실의 돌출된 벽엔 이웃집과 마주한 큰 창이 있었는데,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벽으로 막고 시선 위로 환기를 위한 작은 창을 새로 내었다.
2층 거실 좌측에는 조용하게 책 읽기 좋은 아늑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건축주가 직접 이야기해주는 팁팁!
집을 담보로 한 근저당은 없는지, 옆 집의 땅을 침범하지는 않았는지, 시유지를 끼고 있지는 않은지(시유지를 끼고 있느면 사용하는 만큼의 일정 금액을 사용료로 납부), 불법 증축된 건물은 없는지 계약 전 서류를 잘 확인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직접 눈으로 보려 하자를 꼼꼼히 점검해야 해요.
오래된 주택의 경우 문제가 없는 집은 거의 없겠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주택 구매비에 비해 수매비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저희는 계약 전 적어도 10번 이상은 낮과 밤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집 주변을 둘러봤어요. 집에 주인이나 세입자가 살고 있으면 집 안을 여러 번 둘러보기 힘드니 한 번 볼 때 잘 살펴보고 사진을 남겨두면 더 좋고요. 무조건 다 부수고 새것 같은 집으로 리모델링하는 것보다 기존의 오래된 멋을 잘 살린다면 비용도 절감되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가 있는 멋진 집이 완성될 거예요!
추억을 쌓는 집
“공사는 끝났지만, 아직도 저희가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천천히 집을 가꾸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추억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어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동네의 모습 속에서 지킬 것은 지키며 집을 고친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오는 듯하다.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이 동네가, 이 집이 오래도록 이 자리에 남아주길.
사진작가 : 변종석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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