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3 15:55

꿈에 그리던 이 집! 미국 85평 주택 셀프 리모델링
#주택     #85평     #모던     #외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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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Visual Communication을 전공하고, 미국 작은 주립대학에서 7년 정도 교수 생활을 했었어요. 첫 아이를 임신하고 신랑이 다른 주로 이직을 하게 되어, 퇴직하고 따라와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지금은 전업주부 5년 차가 되었네요. 원래도 사부작거리는 성격이라 가만히 있지 못해 작년 한 해동안 집을 DIY로 조금씩 손보다 보니 목공에 재미를 붙여서 이것 저것 만드는게 취미가 되었습니다.

 

 

 

 

미국 싱글하우스, 소개합니다!

 

 

Cape Cod 스타일의 이 집은 2000년에 건축된 전형적인 미국의 싱글하우스입니다. 미국 중부에서는 아마 가장 일반적인 구조의 침실 4개, 차고 2개의 2층집이며 가족들이 주로 사용하는 1-2층을 합치면 85평 정도의 크기예요.

 

 

 

1층 도면

자연 채광이 가득한 이 집의 1층에는 층고가 높은 오픈형의 거실과 서재, 욕실과 드레스룸이 딸린 안방, 주방, 포멀 다이닝룸, 파우더룸, 그리고 주방에서 바로 연결된 야외 데크가 있어요.

 

 

 

2층 도면

2층에는 아이들 방과 게스트룸을 포함한 3개의 침실과 욕실이 있습니다.

 

 

 

지하실 도면

1층 실내에서 계단으로 내려갈수 있는 Walk-Out Basement는 지하실이지만 야외 테라스와 잔디가 깔린 마당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 저희집은 사실상 3층 집의 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45평 정도 규모의 지하실에는 바베큐를 할 수 있는 부수적인 부엌과 욕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Walk-Out Basement예요. 에너지가 넘치는 만 2세, 만 4세 아들 둘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한 집을 찾고 있었어요. 

 

이 집 자체가 가지고 있는 넓은 평수와 개방형의 구조도 마음에 들었지만 미국도 마찬가지로 학군과 안정성 등 지역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 집은 그런 요건이 다 충족된 집이라 고민없이 선택했습니다.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솔직히 처음에는 인테리어 컨셉이라 할 만한 것이 없었어요. 처음 이사왔을 때 마치 외할머니댁에 온 것 같은 오래된 느낌을 일단 제거해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공간 한 군데씩 단순히 제가 좋아하는 색으로 페인트칠하고 손보다 보니 점점 자연스럽게 모던한 분위기가 나오더라고요. 제가 미술 전공자라 이론적으로 공간 간의 통일감과 조화로움을 잃지 말아야 겠다는 압박감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 외에 그럴싸한 컨셉을 가지고 뛰어든 건 아니에요.

 

 

 

 

디테일이 살아있는 거실

BEFORE

AFTER

거실은 아이들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에요. 하루 종일 뛰어다니는 남자 아이들이라 안정상의 문제로 아직 많은 가구를 들이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혹시 너무 휑해보일까봐 제가 신경써서 디자인한 곳, 거실의 아트월입니다. 현관으로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곳에 2층까지 연결된 높은 벽이라 시선이 향하거든요. 손님들이 오시면 꼭 사진 찍어 가시고 저희 아이들도 여기서 종종 성장 사진을 찍곤 해요.

 

 

 

 

그 외에 창가 코너에 큰 화분을 배치해서 따뜻한 느낌을 주려고 했는데 모던한 스타일의 높은 화분 받침대도 제가 나무 재단해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올드한 주방의 변신

BEFORE

부엌 캐비넷이 굉장히 올드한 색상이었어요. 미국에서 20년전 유행했던 원목 색의 캐비넷이었는데 신랑이랑 둘이 3일간 엄청난 스피드로 페인트칠해서 분위기를 확 바꿔봤어요.

 

 

 

AFTER

H Beam 아일랜드 등도 신랑이 직접 교체했고 다이닝룸에 픽쳐프레임 몰딩도 나무 사와서 일일히 재단해서 박았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DIY 스킬이 엄청 늘었어요.

 

 

 

 

분위기 좋은 라탄풍 안방

 

안방은 헤드보드가 큰 침대를 들이는 대신에 벽에 몰딩을 직접 박아서 분위기를 내봤어요. Pinterest에서 이미지들을 참고하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들어봤는데 벽이 어둡고 차가운 느낌의 색상이라 라탄등과 마크라메 소품들을 이용해서 따뜻한 느낌을 추가했어요.

 

 

 

 

침대 양쪽에 나이트 스탠드는 이케아에서 사온 가구에 조금 변화를 주었어요. 벽과 같은 색상으로 페인트칠 해주고 다리 부분은 스테이닝을 해서 DIY 해봤습니다.

 

 

 

 

중후한 매력의 서재

BEFORE

서재는 이사왔을 때 제일 먼저 손을 댄 공간이에요. 저희는 DIY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가장 자주 쓰지 않을 공간을 테스트해본 셈이죠.

 

 

 

AFTER

카펫도 뜯어서 나무 바닥도 깔아 보고 웨인스코팅도 처음 시도해봤어요. 그런데 이 공간을 완성할 때 즈음인 작년 겨울 2월, 미국에서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신랑 회사는 재택 근무에 돌입하게 되요. 최대 수혜자가 된 신랑은 이 공간에서 여전히 1년째 재택 근무 중입니다.

 

 

 

 

서재는 중후하고 모던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Board and Battern 몰딩을 박았고 어두운 네이비색 페인트칠을 했어요. 신랑 회사분들이 가끔 집에 오시면 고위직에 계시는 분들 보다 좋은 서재에서 일한다고 많이 놀립니다.

 

 

 

상상력을 길러줄, 아이방

 

아이방 두 곳은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일 고심하고 신경 쓴 곳은 벽 페인팅입니다. 한 번에 단색으로 칠하는 것 보다 진행 과정이 더디고 힘들었지만 그리는 내내 이 곳에서 성장해 나갈 아이들 생각하며 즐겁게 작업했어요.

 

 

 

 

가구들은 이케아에서 STUVA 제품으로 통일했고 이층 침대는 원목 색이었는데 STUVA 색상과 최대한 비슷하게 제가 다시 페인팅 해줬어요.

 

 

 

 

화이트와 스카이블루 색상으로 통일한 가구 중간중간 보이는 핸드메이드 소품들은 미국에 사는 엄마들이라면 한번씩 들어봤을 쁘띠두두라는 곳에서 직접 구입해서 달았어요. 이곳에서 만드는 수제품들이 색감이 따뜻한데다 어느 색상의 가구와도 잘 어울려서 아이들방 데코레이션할 때 한두 개만 배치해줘도 방이 확 살아나는 느낌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아이들 방 데코레이션 해줄때 제일 행복하고 뿌듯했던 것 같아요.

 

 

 

각기 다른 무드의 욕실들

BEFORE

BEFORE

욕실/화장실은 지금까지 세 군데 완성했는데 각각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가장 먼저 완성한 1층의 파우더룸은 브라운과 골드톤으로 어느 고급 호텔의 화장실 흉내를 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데코레이션 소품들도 가지런히 접혀있는 핸드타월과 예쁜 화병의 방향제를 배치했어요.

 

 

 

 

2층은 아이들이 사용할 욕실이라 좀 밝은 느낌의 회색과 실버톤을 사용했고요.

 

 

 

 

저희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의 욕실은 블랙과 골드톤으로 좀 더 묵직한 느낌을 내봤습니다.

 

 

 

 

우리집의 얼굴, 홀트리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에서는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차는 필수적인 요소이고 실거주를 하는 사람들에게 차고는 오히려 현관문보다도 메인 출입구같은 역할을 해요. 그래서 저희도 차고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홀트리라고 부르는 벤치를 만들어봤어요.

 

 

 

 

제가 살고 있는 미시간은 기본적으로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기에 저 자리에 아이들의 스노우팬츠, 장갑, 모자 등등이 항상 너저분하게 쌓이거든요. 이케아에서 Besta Frame을 사와서 기본 구조로 하고 벽에 몰딩을 박아주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DIY 였어요. 컬러는 등이 닿는 부분은 더러워질수 있으니 어두운 컬러의 페인트를 쓰고 앉는 부분은 덜 벗겨지는 스테이닝을 해서 관리가 쉽게 만들었습니다.

 

 

 

 

집 소개를 마치며

 

집의 규모가 워낙 크고 시기가 불안정해서 스스로 모든 것을 진행하다보니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손 볼 곳 투성이예요. 세탁실과 팬트리 공간도 곧 꾸밀 생각이고 데크, 패티오 등등 DIY로 해보고 싶은 것이 아직 너무 많아요. 베이스먼트를 키즈카페처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말도 안되지만 야심찬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우선은 날씨가 너무 좋아져서 아이들과 뒷마당 한켠에 텃밭 공간을 만들어볼까해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은 한국 깻잎과 상추가 너무 비싸답니다. 마음을 조급히 하지 않고 제가 여기서 가족들과 살아가는 동안 조금씩 천천히 가꿔나가려고해요.

 

미시간이 겨울이 긴 편이라 한동안 집안 이곳 저곳 손보고 다녔는데 최근에 신랑이 마당에 야외놀이터 조립을 완성한데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져서 매일 나가요. 아이들이랑 꽃도 심고 정원도 가꾸고 햇빛 받으며 움직이는 걸 선호합니다. 텃밭 가꾸기 딱 좋은 위치를 발견해서 올해 봄에는 그럴싸한 계단식 텃밭을 만드는게 목표예요.

 

 

 

 

미국 인건비가 너무 비싸요. 페인트칠이나 바닥공사 비용 의뢰 해보면 기본 만불이라고 합니다. 그 와중에 처음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비싸든 싸든 아예 사람을 부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미시간은 반드시 필요한 비지니스가 아니고는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렸거든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 일단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건데 하다보니 점점 요령도 생기고 재미가 있더라구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DIY 잘하시는 분들 보면서 새로운 것 배우고 저희 집에도 적용해서 따라해봤는데 결과물이 괜찮으면 뿌듯하고 그래서 하다 보니까 무한한 관심이 생겼어요. 지금도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

 

 

 

 

집이란 쾌적하고 편안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야 하는 공간, 만들고 싶은 공간이에요. 제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행복한 마음으로 가꿔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만의 행복한 공간, 구경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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