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안녕하세요,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 노수봉이라고 합니다. 밖에서는 굉장히 외향적인 편이지만 집에서는 조용하고 잔잔한 걸 좋아해요. 재즈 음악, 향초와 함께 흔들의자에서 여러 책들을 조금씩 훑곤 해요. 전날 본 <맛있는 녀석들>에 나온 메뉴를 직접 해먹기도 하고요.
'회사-집-회사-집'이 전부인 집순이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정말 많아요. 머무는 시간이 긴 만큼 집은 가장 포근하고 편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리 집 꾸미기를 시작했어요.
제가 살고 있는 집은 후암동에 있는 50년 된 21평 주택이에요. 화장실 1개, 거실, 주방, 침실 1개, 취미방 1개, 옷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주민분들 말로는 박정희 대통령 때 지어졌는데, 그때 콘크리트로 지었다고 해요. 연식에 비해 튼튼하고 구조가 잘 빠졌어요.
자취 13년 차인 저에게 이번 집은 여섯 번째 공간이에요. 8평 원룸에서 하나씩 위시리스트를 이뤄가며 이사를 했었죠. 사생활 보호를 받을 수 있고 거실이 있는 집을 찾고 있었고, 이 집을 만나게 되었어요. 20개 정도 방을 보러 다니다가 들어서자마자 계약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에게 집이라는 공간은 의미는 조금 커요. 제 인생이 사물로 집합하는 공간이 집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공간은 제 삶, 생각이 편안하게 잘 묻어나길 바랐어요. 저에게는 좋아하는 것들이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게 편하게 잘 놓여있을 때, 그게 가장 편안한 상태일 것 같아요. 너무 늘어지지 않고 적당한 탄력감을 주는, 그런 게 제 인테리어 컨셉인 것 같아요.
또 시공은 셀프로 진행했고, 가구 소품 구입에 200만 원 정도 썼어요.
인테리어 전
인테리어 후
가장 먼저 보여드릴 공간은 거실입니다. 쓰리룸이지만, 거실에서 자고, 먹고, 놀고 거의 모든 생활을 다 합니다. 자취 초반에 원룸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아직도 원룸형 주거형태가 몸에 밴 것 같아요. 그래서 거실은 애착 아이템을 가장 많이 모아 두고 자주 바꿔주는 공간이에요.
거실 곳곳에 다녀온 인생 여행지의 기념품, 광고인으로 10년 살면서 뿌듯했던 순간, 책 두 권을 낸 작가로서 기념하고 싶은 것들. 그런 것들이 질서 없이, 그리고 질서 있게 어우러져 있어요.
그리고 저희 집 거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넓은 창이에요. 창 너머로 서울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요. 지대가 높아서 건물 앞을 거리는 경우도 엎고요. 또 정남향 집이라 채광도 너무 좋고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청명한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어요. 침대에 누워서 바라보는 하늘의 모습입니다.
창가에는 종종 싱그러운 포스터를 붙여주기도 하는데요. 식물과 어우러져 더욱 예쁜 창밖 풍경을 완성해 주고 있습니다.
거실 뷰를 즐길 수 있도록, 창가 앞에는 다이닝 공간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강렬한 레드 컬러의 의자와 펜던트 조명, 식물들이 합쳐져 이국적인 느낌을 내고 있어요. 마치 발리에 온 듯한 느낌이 드네요.
테이블 주변에는 식물들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퇴근 후 식물을 돌보고 푸른 잎사귀를 보며 힐링하곤 해요. 키우는 재미는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는 고마운 식물들입니다.
이 테이블은 티타임을 갖거나 종종 손님을 초대해 홈 파티가 열리곤 하는 곳입니다. 굳이 레스토랑을 가지 않아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더라고요.
테이블 오른 편은 가장 많이 변화하는 공간이에요. 어떨 때는 침실, 때로는 잠깐의 휴식처, 심지어는 홈트레이닝 공간까지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곳이에요.
이 공간은 침실로 꾸몄을 때, 볕이 정말 잘 든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침대 머리맡을 이리저리 옮겨 가며 사용 중인데요. 창가 쪽에 베개를 두면 따사로운 햇볕 덕에 알람시계가 필요 없을 정도예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도 정말 많은 편입니다. 일자형 주방 가까이에 테이블을 배치해 효율적인 동선을 만들었어요.
요리와 플레이팅을 즐기다 보니, 식기의 종류도 늘어나더라고요. 상부장과 하부장의 수납력이 부족해, 무지에서 좋은 그릇 수납장을 장만했어요.
저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요리해 주는 걸 특히 좋아하는데요. 코로나 전엔 집들이를 1년에 10번 넘게 했어요. 직접 한 음식을 친구들이 맛있게 먹어줄 때,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취미방이자 제 이력이 전시된 방입니다. 광고 회사를 10년 넘게 다녀서 그동안 만들었던 광고들, 수상한 상패들을 전시해놨어요. 또 제가 직접 쓴 자식과도 같은 두 권의 책도 전시해 두었어요. 직장인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첫 에세이 책 <광고회사인 메모장>과 자취생활 꿀팁을 담아낸 <호모자취엔스>입니다.
그리고 이 방에서 새로운 취미들을 배우고 있어요. 온라인 클래스로 우드 카빙이나 타로카드 등을 배울 수 있더라고요.
인테리어 전
인테리어 후
두 번째 방은 PC방으로 꾸며서 사용하고 있어요. 진짜 PC방처럼 데스크 옆에 간식 창고도 배치해 두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할 때에는 홈 오피스로 활용했던 곳이라,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네요. 지금은 거실에 있던 침대를 옮겨서 침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드레스룸은 편집샵처럼 꾸미고 싶었어요. 자주 입는 옷은 행거에 간격을 두어 걸어두었습니다. 또 건조기를 사용하니까 완전 신세계를 경험하는 요즘이에요. 건조대를 펼 필요도 없고 먼지도 엄청 걸러져서 진짜 강추해요. 유일한 단점은 자주 세탁을 하는데 잘 안 개게 되어서 동묘 구제시장처럼 옷 무덤이 쌓여있게 된다는 거였어요.
드레스룸 입구 쪽에는 파우더 공간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화장대 주변은 조명으로 꾸며주었어요.
남산 근처에 자리 잡은 집이라, 사계절 남산을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우울할 때, 심란할 때, 생각 많을 때, 제 스스로에게 남산 산책을 처방해요. 산책을 하면서 나쁜 감정을 다독여 주고 집에 오면 묵묵하게 저를 기다려주는 곳이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옥상에 나가면 계절별로 다른 얼굴을 하는 남산을 앞마당 삼을 수 있습니다. 언제 이런 사치를 누릴 수 있나 싶어요. 날씨가 좋으면 친구와 함께 옥상으로 피크닉을 하곤 해요.
지금까지 저희 집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취향과 그동안의 경험을 담아 하나하나 직접 꾸민 소중한 곳이에요. 이런 저에게 집이란, '제 삶을 시각화한 공간'입니다. 앞으로도 이 공간에 제 인생을 담아 꾸며 갈 생각이에요. 그럼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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