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기대하고 있지 않다가
불현듯 제주가 주는 선물을 받을 때
내가 제주로 내려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마음 벅찬 순간이 있다. 기가 막힌 자연의 경이로운 순간을 만났을 때,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를 볼 때, 쏟아지는 별을 보며 감동을 받을 때. 이번에 찾아간 스테이는 제주가 선사하는 자연의 모습과 절제와 깨끗함을 추구한 건축이 하나가 된 텔레스코프이다.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빛 이상의 오브제를 찾아 여유 있고 간결한 모습을 갖춘 텔레스코프. 심플함 속에서 유니크한 느낌이 모여 신선한 느낌을 선사해 주고자하는 텔레스코프의 이야기를 인터뷰했다.
제주의 자유로움에 반해 내려왔어요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에 이주하여, 직접 설계하고 스타일링한 프라이빗 디자인 스테이 텔레스코프를 운영하는 Director 이봄입니다. 디자인 스테이 텔레스코프는 망원경을 통하지 않으면 볼 수 없었던 우주처럼 스테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하는 텔레스코프의 취지를 표현한 뜻이에요. 저희 스테이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여타 다른 펜션이나 호텔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과 느낌들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미술대학에 다니던 시절부터 셀프로 자취방을 기본적인 인테리어와 스타일링을 해오며 인테리어에 견문을 쌓아왔어요. 물론 졸업 후에는 디자이너로도 일해왔고 제주 오기 바로 직전에는 유럽식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제주에 내려와서는 디자인을 전공했던 전문성과 인테리어 경험들 덕분에 카페와 펜션을 인테리어해주고 스타일링하는 일을 해왔어요.
제주여행 중 우연히 작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저의 최종 꿈인 아트 작업의 욕심과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자유로움에 반해 1-2년 잠시 머물러보자 내려왔던 제주행이 이제는 아예 땅도 사고 집도 지어 살게 되었어요.
예술을 통한 영감으로 완성된 건축
텔레스코프 외관의 모습은 아주 미니멀합니다. 미니멀한 기하학적 형태들이 들쑥날쑥 레이어드 되어 마치 대형 설치 작품처럼 느껴지도록 했습니다. 텔레스코프는 노출 콘크리트에 화이트 페인팅 된 단순한 건축물이지요.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라 자연을 닮고 받아들이고 변화하는 건축물이면 했어요. 그래서 텔레스코프의 각각의 외벽들은 하나의 커다란 캔버스가 되어 날씨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색과 느낌들을 그대로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정말이지 제 예상대로 저희 텔레스코프는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새벽부터 아침, 정오, 해질 무렵, 밤, 비 오는 날, 쨍한 날 등 어떨 땐 우윳빛, 어떨 땐 눈부신 화이트, 어떨 땐 오렌지빛, 핑크빛 등 정말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답니다. 사람들이 그러한 텔레스코프의 다양한 모습들을 즐기고 느낄 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텔레스코프는 건축설계부터 마지막의 조명, 소품 하나까지도 모두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디렉팅 했습니다.
건축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모티브는 기하학적 형태들입니다. 후기 인상파 화가로 잘 알려진 세잔이 모든 사물은 기본 형태들로부터 출발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외관 곳곳에서 그러한 기본 도형의 형태들을 찾아보실 수 있고, 그런 형태들이 반복되고 레이어드 되면서 연출되는 느낌들을 찾아보시면 텔레스코프를 한층 더 즐겁게 감상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건축 외관은 노출 콘크리트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고 그 위에 화이트 페인팅을 했어요. 외벽의 거친 콘크리트의 질감과 거푸집의 형태를 살린 이유는 올 화이트 건물이 자칫 가까이에서는 심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질감과 형태로 재미도 주고 싶었습니다.
텔레스코프를 기획할 때 주안점을 크게 두었던 부분은 스테이였어요. 외부에서도 건축적인 예술성을 드러내려고 노력했지만 내부에서 더 주안점을 둔건 숙박하면 실용적인 공간이어야 하잖아요. 다른 스테이에서 제시하지 못한 색다른 공간의 01-03의 숙박 동을 소개합니다.
시선을 멀리 / STAY 01
01,02,03 모든 숙박공간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첫인상입니다. 스테이에 현관문을 딱 열고 들어갔을 때 첫 느낌이에요. 그때 느껴지는 텔레스코프의 느낌과 분위기! 그 느낌이 제가 의도하고 표현한 텔레스코프입니다.
01 동은 천장고가 2.5m에 긴 박스 형태로 들어가자마자 시선을 멀리 둘 수 있게끔 설계했어요. 그래서 딱 들어가면 싱크대를 넘어서 테라스가 보이고 테라스 너머 작은 창을 통해 밖까지 연결돼 보이는 느낌이거든요. 어떤 공간을 볼 때 멀리까지 시선을 유도할 수 있는 느낌으로 가보자 해서 전반적으로 낮고 플랫하게 쫙 펼쳐지는 느낌으로 했어요.
그리고 텔레스코프에서 중요한 공간은 싱크대입니다. 보통 펜션의 경우, 싱크대는 사이드에 배치되어있고 실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설치해야만 하는 보기 싫은 구조물이잖아요. 저는 그게 싫었어요. 이왕 보여줘야 한다면 제대로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싱크대를 아예 전면으로 연출했어요.
텔레스코프에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께 숙박공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냥 단순히 싱크대에 섰을 뿐인데도 빛에 의해, 조명에 의해 본인 자신도 이 공간에서만큼은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수 있도록요. 이 또한 오셔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요즘 예쁜 디자인 펜션들이 정말 많잖아요,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제 전공을 살려서 단순히 예쁜 디자인 펜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인 분위기와 디테일들로 지금껏 봐온 펜션이나 집에서 느끼지 못했던 유니크한 분위기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고 싶었어요.
01동의 침대는 소파이자 침대의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침대에서 소파처럼 바로 기대면 창밖의 자연 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게끔 유도한 거죠. 그리고 침대 프레임이 매트리스보다 조금 앞으로 빠져있어서 평상처럼 걸터앉아 계실 수도 있게끔 만들었어요.
01동과 02동에 들어오시면 침대 옆에 왜 박스가 있지? 하면서 의아해하실 수 있어요. 좁은 공간에 공간을 아낀다는 핑계로 코너에 침대를 배치하는 것이 싫더라고요. 그렇다고 식상하게 호텔처럼 가운데 침대를 놓고 협탁을 놓는 일반적인 방식도 식상했어요.
그래서 텔레스코프 외관 형태에서 그랬듯이 침대의 육면체 형태들을 이용해 레이어드 된 느낌을 연출해 디자인에 일관성을 주면 좋을 것 같았어요. 이렇게 나온 아이디어로 수납도 하고 물건을 올려놓을 수도 있고 앉아있을 수도 있는 육면체 박스를 두게 된 것이죠.
내부 컬러도 화이트인 이유는 역시 외부랑 비슷한 이유인데 실내 공간에 자연스러운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한 화이트만 사용함으로써 그동안 실내공간에 많은 컬러들로 인해 느끼지 못했던 공간의 깊이와 느낌, 포인트들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고 싶었고요.
벽까지 이어진 커다란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보이는 건식 파우더룸 겸 욕실이에요. 욕실의 수전부터 세면대까지 모두 다 고가의 수입제품을 사용했어요. 텔레스코프의 공간이 극도로 깨끗하고 미니멀하기 때문에 무엇을 딱 하나 설치를 해야만 한다면 그것들은 화이트 바탕 위에 놓인 예술작품들처럼 아주 고급스럽고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제가 드리는 인테리어 팁은 아주 간단하지만 하기 어려운 건데, 정말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만 힘을 줘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빼야 하는 부분들은 과감히 없애버리죠. 동양화의 여백의 미처럼… 그래야 그것들의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되죠.
넉넉한 박공지붕의 매력 / STAY 02
02동의 특징은 높이가 5m인 박공 형태의 공간과 커다란 십자 창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은 아파트처럼 다 같은 구조의 박스 형태의 집에 살잖아요. 저는 그분들께 박공의 느낌을 가감 없이 전달해드리고 싶었어요. 보통은 이런 형태의 집은 철근콘크리트조보다 목조로 많이 짓거든요. 제주도 농가주택들도 그렇구요. 그래서 트러스라는 구조물이 지붕을 받쳐야하죠.
02동은 굉장히 큰 박공 공간 안에 또 하나의 집 모양의 욕실이 내부적으로 들어있는 형태에요.
박공의 형태를 더욱 살리기 위해 집안에 집이 있는 느낌으로 동화적인 상상력과 재미를 주었죠. 마치 집 속의 집처럼요.
01과 마찬가지로 싱크대 쪽에는 스폿 조명이 있어서 마치 무대에 선 듯한 느낌이 들게 했어요. 그 공간에서 간단하게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던, 토스트를 만들던 그 누구라도 그 앞에 섰을 때 텔레스코프에서만큼은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느낌을 갖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보통 이렇게 높은 천정의 경우는 평수를 넓히고자 복층을 만들어 침실을 두거나 해 그 공간을 느끼기 어렵게 하죠. 저희 텔레스코프는 단순히 바닥의 평수를 넓히는 것보다는 천정 형태에서 오는 신선함과 높은 층고에서 느껴지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공간의 느낌을 주는데 주력했어요.
이렇듯 실내공간에서는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는 펜션이나 숙박업소에 대한 패러다임을 조금이나마 깨는 게 목적이었어요. 그래서 텔레스코프의 실내 인테리어에서 조금 독특하다고 하실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침대 헤드 방향인데요. 정답은 저희 스테이는 침대 헤드 방향이 정해져있지 않아요. 베개나 쿠션을 세로가 아닌 가로로 배치를 했는데요, 이건 의도가 있어요.
처음에 그렇게 놨던 이유는 편견을 깨주고 싶었어요. 항상 호텔은, 펜션은 이렇게 세팅을 해야 한다는 전형적인 방식이 있잖아요.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고민해봤어요. 사실 저는 그 방식들이 식상했거든요. ‘침대는 항상 이렇게 누워야 한다’라는 강요를 사용자들에게 주고 싶지 않았어요.
본인이 베개를 놓는 위치에 따라 소파가 되기도 하고, 침대가 되기도 하면서 용도가 달라질 수 있도록요. 저희가 어떻게 여지를 남기냐에 따라 사용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공간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물론 인테리어의 아름다움도 고려해서요.
십자 모양 창문의 아이디어는 어린이의 그림에서 얻었어요. 왜 이상하잖아요. 아이들은 창문 그릴 때 십자로 꼭 딱 한 번만 나누잖아요. 근데 세상에 둘러보니 그런 창문은 실제로 없는 거에요. 그래서 해보면 동화적이고 재미있겠다 해서 설계에 넣었는데 가장 반응이 뜨거워요. 건축 당시 십자모양 시스템창호를 창호업체에 설계 의뢰하니 창호사장님께서 엄청 만류 하시더라구요. 정말 이상할거라고.
근데 달아놓은 모습을 보시더니 연신 사진을 찍어대며 앞으로 유행할 것 같다며 만족하셨다는 후일담도 있어요. 손님들도 이제 그 부분을 독특하게 느끼셔서 되게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공간의 시점을 높이 바라보다 / STAY 03
마지막으로 03동의 공간 포인트는 시점의 변화입니다. 03동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서부터 천정이 점층적으로 높아지는 구조에요. 현관이 가장 천정이 낮고, 부엌 공간과 욕실 공간이 이어지는 중간 높이 그리고 침대가 있는 침실 및 거실 공간까지 천정이 높아지게 되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부러 점층적으로 천정을 높인 이유는 02동과 같은 이유에요. 평소에는 못 느껴볼 공간의 느낌이잖아요. 또한 바닥 공간을 나누지 않아도 천정의 높이만으로도 공간이 구획이 되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는 이를 통해 자연스레 이용자의 시점이 이동할 수 있게 유도하고 싶었어요.
다른 동에 비해 공간이 좁고 굉장히 긴 공간인데 그에 비해 창문이 되게 커서 채광이 아주 좋아요. 02동과 마찬가지로 십자 모양 창문이 커다랗게 있어서 잔디마당과 감귤밭을 아주 가까이 느낄 수 있어요.
공간의 깊이를 최대한 느끼고 색다른 시점을 위해서는 높은 곳에도 올라가 봐야 해요. 높은 곳을 올라갔을 때 공간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두 보일 수 있거든요. 그런 이유에서 03동은 높은 곳에 침대를 두었어요. 높은 침대 위치 때문에 누워서 조차도 반대편에 있는 감귤밭을 내려다보실 수 있는 특권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으면 자신의 눈 높이에 맞춰서 시선이 움직여져요. 그런데 의자가 있거나 소파나 침대, 하물며 계단이라도 있으면, 거기에 앉거나 눕거나 기대면서 자연스럽게 시점의 변화가 생기고 평소 보지 못했던 공간의 모습이나 느낌을 찾아낼 수 있죠.
03동에는 텔레스코프의 상징인 실제 망원경 오브제가 있어요. 이 망원경 오브제를 참 좋아하시는데요. 03동에만 있는 이유는 처음 오픈 때 03동이 처음으로 공개되었거든요. 텔레스코프를 각인시킬 오브제를 찾다가 실제 갈릴레오가 발명한 망원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디자인 망원경이 있길래 작품처럼 배치하게 되었어요.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발명함으로써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었고 그 작은 시작이 현재 우주탐험까지 왔잖아요. 이렇듯 적어도 저희 텔레스코프를 찾아오신 분들이 단순히 즐겁고 편안하고 예쁜 숙박공간에서의 하룻밤을 넘어서 “주방은 이렇게 될 수도 있는 거였구나”,“침대는 이렇게 배치할 수도 있었던 거구나” “조명은 이렇게 달아도 되는구나” 하면서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전에는 “원래 이건 이거야” 하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들에 한 번쯤 반문해보면서 말이죠. 아마 저희 텔레스코프에 2박 이상 좀 더 오래 머무신다면, 분명 더 많이 느끼고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스튜디오형의 집 / STAY 04
저희 집은 04동입니다. 텔레스코프의 맨 안쪽 동이에요. 1층으로 되어있고 25평 규모의 스튜디오형으로 지었어요.
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은 주방과 다이닝이라 그 공간을 집 평수에 비해 크고 넓게 설계했어요.
그리고 ‘ㄱ’ 자 모양의 커다란 창을 내어, 싱크대에서 요리하면서도 창밖의 풍경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고, 그 사이에 식탁이 있어서 식사할 때나 커피를 마실 때 잔디 정원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도록 했어요. 실제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직접 제가 건축설계와 인테리어를 하니 저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비록 25평 남짓의 작은 집이지만 넓은 아일랜드 싱크대를 넣었고 별도의 방을 만들지 않아 더 넓어 보이도록 했어요. 이런 구조가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데도 훨씬 더 유리한 부분이 있고요. 직접 집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런 것들에 만족이 많이 되요.
아! 저희 집이 원룸 형태의 스튜디오형이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저희 집의 특이점이라면 문이 벽이면서 슬라이딩 도어에요. 그런데 때에 따라서 공간을 나눌 때가 필요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벽을 도어로 만들자고 착안해서 나온 디자인이에요. 슬라이딩 도어를 열었을 때는 집의 끝부터 끝까지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어있어서 공간이 아주 넓어 보이고 시원해 보여요.
욕실은 01동 스테이처럼 파우더룸과 세면대가 이어진 건식으로 되어있고 샤워실만 별도로 바닥이 낮게 돼있어요.
침대 배치 또한 스테이랑 동일해요. 이미 눈치채셨다시피 저희 집은 전반적으로 스테이의 느낌이랑 비슷한데 조금 더 가정 집처럼 보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텔레스코프 04동인 거죠. ^^
제주의 삶
제주에 내려오니 서울에서보다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졌어요. 취미생활을 하거나 요리도 하고 청소가 끝나면 자유시간이니까 뭘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요. 조금 더 나에 대해 고민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으니 훨씬 가치 있게 사는 느낌이 들고요. 항상 자연과 가까이 있으니 많은 부분이 힐링이 됩니다. 물론 서울에서 쉽게 하던 것들을 못하는 것이 많아 불편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제게는 아직까지는 서울에서보다 제주에서의 삶이 더 맞는 것 같아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세계 여러 나라들을 많이 다녔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봐도 제주는 외국 어느 여행지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곳임에 틀림없어요. 저도 거기에 매료되어 내려왔고요. 그런데 그게 내려와서 살다 보면 또 일상이 되고 평범해지더라고요. 맨날 보는 감귤밭과 돌담이 무덤덤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쯤 한 번씩 제주가 주는 깜짝 선물 같은 게 있어요.
왜 배낭여행 가서 숨 막히는 대자연의 풍광에 압도당하고 감동되거나 벅찬 순간이 있잖아요. 제주도에서는 살다가 그런 순간들을 맞이할 때가 많아요. ‘그걸 보러 가야지’ 그게 아니라 시내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동쪽 친구네 갔다가 돌아오는 중산간 도로에서, 갑자기 찾아오는 핑크 빛 석양, 쏟아지는 별들, 유난히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 내가 기대하고 있지 않다가 불현듯 제주가 주는 선물.
그럴 때 그냥 차를 세워요. 그리고는 자동차의 썬루프를 열고 올라가 걸터앉고 오디오 볼륨을 올리고 그저 바라봐요. 그럴 때 정말 내가 내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텔레스코프
제주 제주시 한경면 저지6길 20
https://www.telescope-jeju.com/
집꾸미기
집꾸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