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안녕하세요. 4년 차 신혼부부입니다. 저와 아내는 13년 전 롯데리아에서 같이 알바를 하며, 알게 되어 평생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저는 36살, 와이프는 33살이네요. 집꾸미기에서는 '소안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아내와 함께 귀촌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런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귀촌할 지역에 우리 부부가 살 집을 지어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을 짓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저의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어 집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희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단독 주택으로 대지가 153평이고, 1층이 30평 그리고 다락 10평으로 구성된 작지만 가득 찬 집입니다.
집을 짓기 전 인친분들에게 저희 집에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달라는 작은 캠페인을 열었었는데요. 그리하여 '소안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작을 소, 편안할 안으로도 해석 가능하지만, 형용사인 소안하다(小安하다) '작은 일에 만족하고 더 큰 뜻이 없다'의 어근, 소안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름의 마지막 글자인 '재'는 숙식 등이 가능한 주거용이나 조용하게 독서나 사색을 하는 공간을 뜻하며, 건물의 서열 ‘전당합각재헌루정(殿堂閤閣齋軒樓亭)’ 중 중간에 해당되는 '재'에서 따왔습니다. 너무 고급스럽지도, 규모가 크지도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저희 집과 정말 잘 어울리는 단어인 것 같아요.
집을 소개하기 앞서 집을 짓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짧게 적어보고자 해요.
제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이에 대한 저의 대답이 바로 소안재를 짓게 된 이유와 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부는 어려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습니다. 화장실도 밖에 있는 집에서 살았어요. 겨울이면 집안에서 입김이 날 정도로 추웠던 것이 지금도 생각나네요. 그렇게 아등바등 살며 사글세 200만 원의 2층짜리 주택, 그다음엔 전세로 30년 된 20평 아파트에, 이후엔 큰 결심으로 풀 대출을 받아 도심의 아파트에서도 살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와이프와 결혼도 하고, 함께 살게 되었지요.
그러다 작년 5월 새벽에 고열이 나서 응급실에 실려가게 됐죠. 검사해 보니 균이 피에 침입해, 균열증으로 인한 뇌 수막염, 심내막염(심장병), 인내염 이렇게 4가지 병이 한꺼번에 찾아왔습니다. 다행히 초반에 발견해, 3개월 후 완치 판정을 받았고 지금은 건강합니다!
그때 병원에서 와이프, 그리고 가족들과 참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대부분 미래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퇴원을 하면, 아래 4가지를 꼭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원래는 귀촌까지만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할 바에 집도 새로 지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집을 짓는 것까지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리하여 작년 12월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히고, 4월 말 퇴사하기 전까지 땅 매매, 건축사 선정, 수많은 미팅, 설계를 마무리하고, 퇴사하자마자 3개월 동안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9월 초 완공을 했고, 이제 그 집에서 산 지 2개월 정도 되었네요.
집은 이번에 지은 신축 경랑 목구조 주택입니다. 경량 목구조란 주로 미국이나 캐나다의 목조주택 건축에 이용되는 방식으로, 경량 목재를 이용하여 기둥, 보, 서까래 등 주요 골조를 세운 뒤 그 위에 벽돌들 덧대는 방식으로 지어지는 건물을 의미합니다.
집 내부를 설계하기 전, 소안재라는 이름 그대로 작지만 편안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집이라는 것 그리고 공간이라는 것에 엄청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어요. 집은 한번 지어놓으면 도중에 바꾸는 게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집을 설계하는 데는 지금까지 살았던 많은 공간들이 큰 도움이 됐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공간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해왔고, 이번에 집을 짓게 되면서 살면서 불편한 했던 점들(특히 단열에 힘썼습니다), 그리고 동선의 최적화 등을 고려하면서 설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많은 인생을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너무 큰 거주공간은 버리는 공간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우리 부부에게 딱 알맞은 사이즈의 집을 짓자' 결정했고, 그렇게 소안재가 차근차근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안재의 1층은 30평에 화장실과 안방이 하나 있고, 거실부터 서재, 부엌이 한공간으로 이어져 있는 구조로 지어졌습니다. 제가 집 안에서 글을 쓰거나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아, 스튜디오 겸으로 활용하고자 부엌 쪽에는 3미터 정도의 큰 통창을 두었고, 집 자체도 정남향으로 배치해 하루 종일 빛이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집 입구 쪽에 3평 정도 작은 포치(Porch) 공간이 존재하는데, 주로 바깥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기 전이나 집을 나설 때, 마음가짐을 정비하거나 와이프와 해 질 녘에 나와 커피를 마시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같은 경우에는 처음엔 2개로 계획했으나, 손님 용을 하나 더 두는 것보다 이곳이 시골인지라 차라리 창고를 하나 두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화장실은 하나에 창고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게 되면 다락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작은방이 2개가 있습니다. 방들은 모두 손님이 왔을 때, 손님용으로 활용되고 있네요.
이와 더불어 소안재에는 버려지는 일명 데드 스페이스를 최대한 만들고 싶지 않아서, 버려지는 공간을 활용한 재미난 공간이 많으니, 글을 읽으시면서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처음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나 자신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전에 아파트에서 6년간 살아오며 침대 하나로 시작해, 맥시멀리스트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점점 인테리어에 눈이 떠진 것 같아요. 그리고 결정체가 소안재라고 생각합니다.
집은 정남향으로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집을 밝혀주네요. 하루 종일 사진 찍기 좋은 집이 되었어요. 에어컨은 스탠딩에서 시스템에어컨으로, 천장은 낮은 곳은 3m, 높은 곳은 4.5미터로 기울어 있고 가운데에 실링팬이 중심을 잡고 있어요. 확실히 실링팬 아래에 있으면 소리는 안 나는데 선풍기가 위에서 시원하게 해주는 느낌이 들어요.
거실 마루는 디앤매종의 오크빅으로, 벽지는 흰색이 아닌 아주 밝은 베이지 톤으로 시공했는데 매칭이 잘 되는 듯해요.
이 리클라이너는 가리모쿠 더 퍼스트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인데요. 저에게 '쉼' 이란 무엇인지 일깨워준 의자예요. 지인들이 저희 집에 종종 놀러 오곤 하는데, 한 번 이곳에 앉으면 일어나질 않을 정도로 편안합니다.
거실 반대편 모습입니다. 기둥을 중심으로 왼편은 서재, 오른 편이 주방입니다. 가운데 중심 기둥 앞에는 공기청정기가 있어, 집 전체를 정화시켜주고 있는 중입니다. 그 위에는 네오지옹 건담이 경비원 역할을 하고 있네요.
소안재는 거실과 서재, 부엌이 하나로 이어져있는 구조이다 보니, 서재 의자에 앉아 바로 거실을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이런 느낌입니다.
2층 다락에 올라가 거실을 내려다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올 때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어릴 적 생각도 나고요.
이번에는 거실을 지나 서재로 가볼까요? 그전에 우선 이전 집 서재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이사 전에도 저희 집 서재에는 스트링 시스템 가구가 있었는데요. 이것부터 분해해서 이사 시켰어요. 원래 올려져 있던 책들은 다 덜어내고, 일일이 분해를 해줬네요.
이때 뭔가 기쁜 한편 아쉬움도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그저 잠만 자던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6년이나 사는 동안 집에 정이 많이 들었었나 봐요. 그런 집을 내 손으로 분해하고 있다는 게, 기분이 싱숭생숭하더라고요. 새로 이 집으로 들어오는 부부에게 기존에 달았던 등은 선물로 드리고 왔네요. 왠지 저 공간은 저 조명이 있어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었거든요.
다행히 그 애매한 기분은 소안재로 와, 서재에 스트링 시스템을 이식하고 나니 다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이번 서재를 꾸밀 때는 예전 집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전부 반영했어요. 서재 인테리어는 동일하게 가져가되, 천고와 폭, 길이가 더 길어지면서 공간감 생겼습니다.
조명은 미국의 허먼밀러 버블 램프인데, 사이즈를 키워 가장 큰 조명을 달았네요. 편집숍에서도 말렸었는데, 제가 고집을 부려 오더를 넣었고, 지금은 달덩이처럼 예뻐서 너무 만족합니다.
위가 예전 집 서재이고 아래 사진이 소안재의 서재인데, 비교하니 정말 비슷하지 않나요?! 하지만 현재의 서재는 보조 조명도 8개나 추가해, 밤에도 침침함이 전혀 없답니다. 확실히 예전 서재보다 업그레이드가 되었죠!
서재 오른쪽 구석에 있는 삼성제트 청소기는 원래 스트링 선반처럼 벽에 놓아 보려고 콘센트까지 달아 놓았는데, 그렇게 하면 스트링 시스템이 왼쪽으로 치우치게 돼, 밸런스가 안 맞을 것 같아 포기하고 저렇게 배치했어요.
아, 그리고 저의 집소개 중간중간 등장하는 고양이 두 마리는 저희 부부와 함께 지내는 반려묘들입니다.
서재는 저의 모든 취미가 들어 있어요. 저는 취미를 모두 책에서 배웠거든요. 커피, 캠핑, 사진, 음악, 만화책, 자기계발, 위로의 책까지 정말 많기도 많네요. 이사할 때 절반을 버리고 왔는데, 한 번 더 다듬을 계획이에요. 지금은 주로 온라인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독서를 하고 있거든요.
또 한 번 어떤 것에 빠지면 깊이 빠지는 성격이기에 늘 신중하곤 합니다. 커피 같은 경우는 취미들 중에서도 꽤 깊이 빠져서 장비를 하나하나 들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커피 머신만 빼고는 모두 실제 카페에서 쓰는 제품으로 사용 중이에요.
지금 앉아 글을 쓰고 있는 공간입니다. 스트링 시스템의 장점은 수납만 가능한 게 아니라, 책상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에요. 모든 콘센트와 케이블은 저 작은 틈새 선반 속에 숨겨 놨어요. 그래도 살짝 보이는 선들이 있어서 좀 더 최적화가 필요할 것 같네요.
그리고 서재 옆의 창문으로는 이런 멋진 뷰가 보입니다. 바로 앞에 정자가 있는데, 머리 부분만 보이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떤 느낌으로 변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부족한 수납은 좌우 기둥에 히든 책장을 넣어서 보충했어요. 이곳에는 와이프의 교재들을 넣어놨습니다. (와이프가 집을 지으면서 단 한 가지를 요청했는데 바로 이 책장이었어요.) 교재라는 게 좋긴 하지만, 인테리어 적으로는 그리 좋지 않아서, 이렇게 숨기는 게 좋다고 판단했어요.
손잡이를 다는 것도 디자인적으로 떨어지는 요소 같아, 책장 문도 터치식으로 만들었네요. 프린터도 넣기 위해 콘센트도 추가했어요.
반대편 기둥에도 히든 책장이 있습니다. 와이프의 수업 교재를 다 넣고도 공간이 남아, 가방을 넣을 수 있는 칸도 마련했어요.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거실과 서재는 부엌과 이어져있어요. 그래서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에도 서재나 거실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주방부터는 다음 집소개 글에서 소개해드리려 해요. 제가 집에 대한 애정이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두 편으로 나누어 집소개를 진행하게 되었거든요.
이전에 다른 플랫폼에서 저희 집을 소개하는 글을 썼을 때, 저희 집이 좀 남자같은 느낌이 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번 글에서도 혹시 그런 말을 들을까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 부디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2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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