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13층 1305호(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타워)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길경환
안녕하세요, 따유따비라고 합니다. 결혼 전까지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5살 아이를 양육하고 있어요. 직접 지은 '상가 주택'에서 지내면서요.
직접 지은 상가 주택이라니, 조금 생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어떻게 상가 주택을 짓기로 했어요?'하고 질문도 많이 주셨죠.
그래서 오늘은 리모델링도 한 번 안 해 본 건축 인테리어 무식자들이, 건물을 올리게 된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고 해요. 모두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평소에도 데이트 삼아 부동산을 구경하러 다녔어요. 갈 때마다 아파트값,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죠. 그러다 울산에서 대구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생겨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보는데, 이런 푸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와! 이럴 바엔, 건물 하나 짓겠네!"
상가 주택을 선호했던 저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더 적었고, 그렇게 보았던 수많은 집들은 제 기준에 턱 없이 모자랐어요. 결국 아예 집을 새로 짓기로 결심했죠. 로망과 아이디어를 잔뜩 담아서요.
그 이후로는 완전히 '우리 땅 찾아 삼천리', '우리 집 찾아 삼만리'였어요. 그러다 남편의 표현에 따르면, 마침내 운명 같은 이곳을 만났죠.
여긴 Y 형태의 삼거리 도로의 뾰족한 가운데 지점에 위치한 30년 된 구옥이 있던 자리였어요. 집 앞으론 아파트 단지가, 뒤쪽으로는 주택이 빼곡했고요. 가장 좋았던 건 주변 인프라였어요. 초등학교, 공원, 도서관, 대형 마트가 바로 코앞에 있었거든요.
땅을 정한 뒤, 저희는 9개월 동안이나 '완벽한 집'을 설계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특별한 인연도 만났답니다. 바로 '설계자' 분인데, 대구에서 유명한 다이닝 플레이스를 지으신 분이었어요. 이게 왜 특별한 인연이냐고요? 그분이 설계하신 다이닝 플레이스는 저희가 첫 데이트를 했던 곳이었거든요.
저희는 인테리어를 구상하며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의 집들을 참고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카페같이 예쁜 집들이, 과연 살기에도 편할까'하는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오랜 고민을 하다가, 남편과 독특한 구조로 멋을 내자는 결론을 내렸어요. 구조부터 특별한 집은, 그 자체로 유니크한 느낌을 낼 거라고요.
그렇게 지금의 집이 탄생했어요. 계단 옆에 미끄럼틀이, 욕실이 대중목욕탕을 닮은 집이요. 저희의 건축기는 여기까지예요. 이제부터는 공간을 한 곳씩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집의 기본적인 정보는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1, 2층의 도면
| 평수 : 1,2 층을 합치면 아파트 70평 정도
| 연식 : 2년
| 특징 : 각 층이 연결되어 있어 층고가 매우 높음
저희 집 집들이는 특이하게 주방부터 시작해요. 가장 면적이 넓기도 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거든요.
많은 2층 주택이 대부분 거실을 오픈형으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지만, 저희 집은 특이하게 주방을 오픈했어요. 덕분에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파티를 할 때 특별한 저희 집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주방의 메인 컬러는 그레이예요. 그래서 어딘가 고풍스러우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죠.
매일 맛있는 음식이 탄생하는 주방의 메인 조리공간은 아일랜드예요. 사진 속에서 제가 요리를 하고 있는 곳이요.
아일랜드는 일부러 250*120 크기로 아주 널찍하게 제작했어요. 덕분에 2명이 동시에 요리를 해도 좁은 느낌이 들지 않아요.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면, 아일랜드는 하부장의 전면과 후면 디자인이 각각 달라요. 이쪽은 후면인데, 요리를 할 때 주방 용품과 그릇을 꺼내 사용하기 쉽도록 양문형으로 제작했어요. 다이닝룸에서 보이는 쪽은 깔끔하고 보기 좋은 서랍형이죠. 주방은 이런 디테일이 미감과 실용성을 만들더라고요.
부엌의 앞쪽으로는 다이닝룸이 있어요. 보시는 것처럼 위층과 연결되어 있어, 층고가 아주 높답니다.
주방에서 식사를 하거나 요리를 할 때 고개를 들면 이렇게 하늘의 풍경을 볼 수 있어요. 새파랗게 눈 부신 오후의 하늘과, 달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여주는 이곳은 제가 사랑하는 저희 집만의 갤러리예요.
주방 바로 옆으론 거실이 있어요. 아이가 뛰놀 수 있도록 최대한 물건을 비워둔 곳이죠.
주택의 장점은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 있어선 이 거실이 주택 생활의 핵심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바닥도 마루로 깔아두었답니다.
주방에 이어 거실까지 둘러보며, 저희 집의 주된 '인테리어 톤'을 눈치채신 분도 계실 것 같아요. 맞아요, 화이트예요!
원래는 벽에 색을 입힐까도 생각했지만 다른 색 가구가 들어오면 조화를 깰 것 같아, 진리의 화이트를 택했어요. 그 덕에 우드, 그레이, 베이지, 어느 색을 두어도 통일성 있고 조화로운 모습이 되었답니다. 가구 각각의 매력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건 덤이에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엔 미끄럼틀이 있어요. 계단 옆에 미끄럼틀을 두는 건, 제 어릴 적 로망이었기에 아이에게 꼭 선물해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알아보니, 이 미끄럼틀 시공이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고가더라고요. 모두 말렸지만, 전 로망을 고집했고 덕분에 지금의 인테리어 포인트가 완성됐어요. 지금도 아이가 아주 좋아한답니다!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볼게요. 2층엔 1층만큼 커다란 2층 거실이 있는데, 면적이 넓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요.
이때는 아이의 놀이공원으로 변신했을 때예요. 대형 에어바운서를 가져다 두었더니, 멀리 가지 않아도 즐거운 개인 놀이공원이 되었죠.
2층 거실에서는 주방이 내려다보여요. 그래서 이렇게 인스타그램 용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답니다. 요즘 항공샷을 많이 찍으시던데, 저희 집에서 찍은 항공샷은 거의 '인공위성 샷'이에요. 그만큼 저희 집만의 특별한 구조가 잘 느껴지는 뷰랍니다.
다음으로 보여드릴 곳은, 침실이에요. 잠만 자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 심플하게 침대만 두었어요.
침실엔 아치 문 포인트가 있어요. 침실과 연결된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침실과 분리하려고 입구를 '아치형'으로 만들었는데, 이게 은은하게 눈길이 가더라고요. 아치 문의 안쪽엔 붙박이장과 침실 화장실이 있어요.
다음으로는 침실 욕실을 보여드릴게요. 1층에도 욕실이 있지만, 이곳이 더욱 특별해 더욱 자세히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욕실을 계획하며, 평소 귀차니즘이 심한 저는 서서 샤워하기조차 힘들다고, 남편에게 느긋하게 목욕탕처럼 앉아서 샤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대중목욕탕을 집에 똑같이 만들어 주었죠! 세면대와 변기를 건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 분리를 확실히 해서 유리 문까지 달아서요.
덕분에 사용하기에도, 관리하기에도 편리한 저희 집만의 특별한 욕실이 탄생했어요.
마지막으로 테라스를 보여드리고 집들이를 마쳐볼게요. 저희 집에는 2개의 테라스가 있어요. 아이의 작은 정원으로 꾸민 남향 테라스와, 야외 소파를 둔 북향 테라스죠.
남향 테라스는 아이가 매일 식물에 물을 주고, 열매도 따면서 자연친화적인 시간을 보내는 곳이에요. 이렇게나마 자연과 가까이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답니다.
북향 테라스엔 햇빛이 많이 들지 않아서, 이렇게 야외 소파를 두고 티타임이나 바베큐를 즐기고 있어요.
또 여름엔 아이를 위해 야외 수영장을 만들고,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저희 집을 자세히 보여드렸는데, 재미있게 보셨을까요?
저희 부부는 건축이나 인테리어 관련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면서,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올리고 하나부터 열까지를 처음 하다 보니 참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어요. 하지만 어느 일이나 처음은 있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부딪히며 많이 배우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고생하며 완공해서 그런지, 지금까지 저희는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이 글을 추천해 드리고 싶은 분들이 있어요. 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아파트값에 치이신 분, 층간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 주택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시고 계시는 분들이죠. 아파트보다 예산은 더 들지만 '상가'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가 주택도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으니 고려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별것 없는 긴 이야기였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모두 집에서만큼은 근심 걱정을 모두 내려두고 편안하게 쉬시길 바라며 저는 글을 마쳐볼게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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